자기매매 중징계 후폭풍…2028년 3월까지 유지
에셋플러스 "금융위 조치 이행 준비 중"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금융위원회가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갖춰야 할 적격성 유지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과거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가족회사 명의 계좌를 통해 주식과 파생상품을 거래한 사실이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자기매매 제한 위반으로 인정돼 징계를 받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강 전 회장의 최대주주 적격성 미충족 상태는 2028년 3월까지 이어진다. 에셋플러스는 강 전 회장과의 거래를 제한하고 경영 간섭을 차단하는 등 이해상충 방지 조치도 취해야 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제17차 정례회의에서 에셋플러스 최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관련해 이같이 결정했다.
금융위는 에셋플러스 최대주주 가운데 최다출자자인 강 전 회장이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적격성 유지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강 전 회장은 현재 에셋플러스 지분 25%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에셋플러스에는 강 전 회장과 관련한 거래제한과 경영간섭 방지 등 이해상충 방지 조치를 이행한 뒤 6개월 이내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도록 했다. 적격성 미충족 사유와 금융위 조치 내용도 주주와 금융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공개하도록 했다.
에셋플러스는 이날 금융투자협회 주요 경영상황 공시를 통해 이해상충 방지 조치 이행과 적격성 유지요건 불충족 사유 등 금융위원회 조치 내용을 공개했다.
적격성 미충족 상태는 2028년 3월까지 이어진다.
에셋플러스 측은 "금융위에서 조치한 내용을 공시하라는 요청에 따라 의무를 이행한 것"이라며 "금융위 조치 내용대로 6개월 내 이행해야 하는 상황으로 현재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회사의 최대주주는 지분을 취득할 때뿐 아니라 지분을 보유하는 동안에도 법에서 정한 자격요건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은 금융위가 최대주주 가운데 최다출자자 1인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적격성 유지 여부를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판단의 직접적인 원인은 강 전 회장이 2023년 받은 '직무정지 6개월 상당'의 제재다.
금융위는 2023년 1월 강 전 회장에게 퇴직자 위법·부당사항 조치로 직무정지 6개월 상당과 과태료 2천860만원을 부과했다. 금융투자상품 매매제한 위반과 임원 겸직 제한 위반이 적발된 데 따른 것이다.
강 전 회장 사건의 쟁점은 가족회사 명의로 이뤄진 금융투자상품 거래를 강 전 회장 개인의 '자기계산 거래'로 볼 수 있느냐였다.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자 임직원이 자기 돈으로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을 거래할 경우에는 자기 명의로 거래해야 한다. 투자중개업자 한 곳을 선택해 원칙적으로 하나의 계좌를 이용해야 하고, 계좌 개설 사실과 매매명세도 소속 금융회사에 신고·통지해야 한다.
운용역이나 금융회사 임직원이 업무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사적으로 활용하거나 고객·펀드와 이해상충을 일으키는 일을 막기 위해 개인 거래를 회사의 내부통제 아래 두려는 취지다.
문제는 강 전 회장이 개인 명의 계좌가 아닌 자신과 가족이 지배하는 별도 법인 명의 계좌를 이용했다는 점이다.
금감원 검사와 이후 법원 판결에 따르면 강 전 회장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던 가족회사에 총 22차례에 걸쳐 141억4천만원을 빌려줬다.
이 가운데 141억원은 가족회사 명의 증권계좌로 옮겨져 상장주식과 지수선물·옵션 등의 거래에 사용됐다.
계좌 명의 자체는 가족회사였지만 금융당국은 거래의 실질을 달리 봤다.
자금 대부분을 강 전 회장이 댔고, 강 전 회장이 시장 방향과 투자 종목, 일부 주문 등에 관여한 데다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해당 법인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사실상 강 전 회장이 자기 계산으로 금융투자상품을 거래한 것과 같다는 판단이었다.
실제로 강 전 회장은 금감원 조사에서 시장 전망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투자금액이나 기준가를 지시하기도 했으며 증시 급락기에는 직접 거래를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법원 판결문에 나타났다.
가족회사 직원 역시 강 전 회장이 정한 종목과 금액 범위 안에서 거래했고 일부 매도 결정도 강 전 회장이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실질적으로 자기 돈으로 거래하면서도 법인 명의를 이용해 본인 명의 거래와 소속 회사에 대한 신고·통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을 자본시장법상 임직원 자기매매 제한 위반으로 판단했다.
강 전 회장 측은 가족회사와 자신은 별도의 권리주체이고, 투자 손익 역시 법인에 귀속될 뿐 자신에게 직접 귀속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가족회사에 제공한 돈도 연 4.6% 이자를 받기로 한 정상적인 대여금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강 전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가족회사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강 전 회장이 실질적인 투자 의사결정을 주도한 점, 강 전 회장의 자금이 투자에 사용된 점 등을 들어 해당 거래를 실질적인 자기계산 거래로 판단했다.
투자이익이 당장 강 전 회장에게 배당되지 않았더라도 회사 내부에 이익잉여금으로 쌓여 향후 배당될 수 있고, 반대로 투자 손실이 발생하면 강 전 회장에게 귀속될 수 있는 회사의 가치가 줄어든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강 전 회장은 금융위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항소심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대법원도 2025년 2월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면서 금융위의 제재가 최종 확정됐다.
소송 과정에서 법원이 제재 효력을 정지한 기간을 제외하면서, 강 전 회장의 적격성 미충족 상태는 2028년 3월까지 이어진다.
다만 이번 조치가 강 전 회장의 최대주주 지위 자체를 박탈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위는 강 전 회장에 대한 별도의 의결권 제한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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