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뉴욕=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진정호 최진우 특파원 = 16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심상치 않은 기술주의 투매 흐름에 주목했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다시 하락한 가운데 기술주는 급락했다.
전날 잠시 회복했던 인공지능(AI) 산업 투심이 다시 악화하면서 기술주가 증시 전반을 끌어내렸다.
미국 국채가격은 단기물은 소폭 오르고 장기물은 약간 내리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수익률곡선은 가팔라졌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미 재무부는 시장 일각에서 기대했던 장기물 발행 축소 힌트를 제시하지 않은 점이 전반적인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다만 기술주의 급락 속에 뉴욕증시가 꾸준히 낙폭을 확대하자 오후 장 들어서는 강세 압력이 우세해졌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달러는 이달 정책금리 인상에 대해 예단하지 않겠다는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에 약세 압력을 받았다.
다만, 뉴욕 거래에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낙폭을 일부 축소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거래일 연속 오르며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했다. 브렌트유는 110달러에 육박하며 약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간 갈등이 이어지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정유 시설을 공격하자 유가는 강세 압력을 받았다.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수익성과 부채 상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AI 인프라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부채를 늘리고 있으나 고금리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경고가 확산되는 중이다.
AI 인프라 산업에 뛰어든 기업들의 부도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오라클의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하루 사이 26bp 확대하며 사상 최고치인 288bp를 기록했다. 일본 소프트뱅크 역시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24bp 확대된 424bp까지 치솟았다. 채무불이행에 대비해 지불해야 하는 보험료가 급등하고 있다는 의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약 20년래 최장 약세는 이같은 분위기를 대변한다.
필리 지수는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필리 지수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처음이다.
비스포크그룹에 따르면 역사상 필리 지수의 최장 연속 하락세는 9거래일로 1996년 7월과 2006년 5월 단 두 차례 발생했다. 필리 지수의 최장 하락세가 10거래일까지 늘어난다면 시장에는 다시 한번 경고음이 크게 울릴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5.28포인트(0.34%) 내린 52,002.4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84.62포인트(1.09%) 내린 7,659.44, 나스닥 종합지수는 572.99포인트(2.14%) 급락한 26,140.03에 장을 마쳤다.
이번 주 나스닥 지수는 지난 6월 마지막 주의 -4.60% 이후 최대 낙폭을 그렸다. 나스닥 지수는 올해 4월 10월 이후 처음으로 120일 이동평균선이 뚫렸다.
막대한 빚을 내고 AI 인프라 사업을 벌이는 기업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하루였다. 이번 주 기술주를 뒤흔드는 코어위브는 이날 주가가 다시 11.91% 급락하면서 전날 반등은 '데드캣 바운스'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로 투심을 냉각시킬 만한 악재가 나온 것은 아니었다. 주요 경제지표도 발표되지 않았고 미국 국채금리도 완만하게 오르내렸다.
브렌트유에 이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마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상향 돌파했으나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충격은 다소 상쇄되는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AI 테마를 중심으로 투매 강도는 더 세졌다. 나스닥이 지난 7월 23일 이후 처음으로 하루 2% 이상의 하락폭을 기록하는 한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거래일 연속 하락세에 짓눌렸다.
필리 지수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처음이다.
비스포크그룹에 따르면 역사상 필리 지수의 최장 연속 하락세는 9거래일로 1996년 7월과 2006년 5월 단 두 차례 발생했다.
코어위브를 둘러싼 의구심이 해소되지 못하면서 여타 AI 인프라 기업들도 유탄을 맞았다. 필리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브로드컴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AMD, 인텔, 램리서치, KLA는 5% 안팎으로 내려앉았다. Arm은 7% 급락했다.
시총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도 애플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스페이스X, 테슬라까지 2% 안팎으로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가치주로 평가받는 애플은 0.43% 올랐다.
모건스탠리투자운용의 짐 캐런 포트폴리오 솔루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증시가 기술주 주도의 조정 위험에 처했다"며 "AI 관련주에서 볼 수 있었듯 증시에서 매우 강력한 퍼포먼스가 나타났다면 급격한 조정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앤젤스의 마이클 로젠 CIO는 "핵심은 이것이 시스템적인 문제인지 여부"라며 "분명히 (AI 기업들의) 부채 발행 증가 추세는 계속 주시해야 할 사항이고 과도한 수준에 이를 경우 우려해야 할 문제이나 현재로선 그 수준에 전혀 근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서비스와 기술이 2% 넘게 떨어졌고 임의소비재도 1.17% 내렸다. 에너지는 2.47% 올랐고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도 1% 이상 상승했다.
테슬라는 새롭게 선보인 로드스터 차량에 스페이스X 기술이 접목돼 기대감이 폭발했으나 증시에 휩쓸리며 주가가 떨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0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82.8%로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3.53포인트(21.45%) 오른 19.99를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1.00bp 오른 5.097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4.7360%로 1.30bp 하락했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5.4370%로 1.00bp 높아졌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33.80bp에서 36.10bp로 벌어졌다. 6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금리는 모든 구간에서 소폭의 오름세를 보이며 뉴욕 거래에 진입했다. 이번 주 들어 장기물 중심으로 랠리가 가파르게 진행된 데 따른 되돌림 성격의 흐름이 나타났다.
뉴욕증시가 개장 직후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미 국채금리는 오전 장 중반께까지 빠르게 내리막을 걸었다. 이후 유가가 급등세로 접어들고, 미 재무부 재료가 가세하자 다시 한번 반전이 나타났다.
미 재무부가 이날 공개한 4분기 프라이머리딜러(PD) 설문조사 질문지에는 향후 장기물 발행을 줄여야 할지와 관련해 명시적 질문이 담겨있지 않았다. 재무부는 "예상되는 차입 필요와 투자자 수요를 고려할 때, 재무부가 고려해야 할 향후 입찰 규모 변화(changes)는 무엇인가"라는,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는데 머물렀다.
이번 질문지 공개를 앞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장기물 발행 축소를 시사하는 실마리가 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상하기도 했었다.
RBC캐피털마켓츠의 블레이크 그윈 금리 전략가는 "일부가 20년물 발행 중단과 같은 큰 변화를 예상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것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중동 불안감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여파 등을 소화하며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WTI 11월물은 전장 대비 3.51% 오른 배럴당 101.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종가가 100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달 18일 이후 처음이다.
10년물 금리는 오후 장 들어 5.13%를 소폭 넘어선 뒤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나스닥이 2% 이상으로 하락률을 확대하자 모든 만기에서 금리가 꺾이는 모습이 나타났다. 오후 3시 이후 금리 레벨은 전반적으로 더 낮아졌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9월 수입물가지수는 전달 대비 1.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0.8%)를 웃돈 결과로, 지난 5월(+1.8%) 이후 최고치다.
아넥스웰스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콥슨 수석 경제 전략가는 "10월 금리 인상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충분치 않아 보이지만, 12월쯤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지금부터 그때까지 많은 것이 변할 수 있다. 내가 보기에 더 큰 위험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경제성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마치 젠가 게임과 같다. 금리 인상은 저소득 가구의 소비나 주택시장처럼 이미 취약한 부분들을 하나씩 빼는 것"이라면서 "현재 (경제라는) 탑은 금리 변화에 덜 민감한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점점 더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장 4시 2분께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이달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전장 20% 후반대에서 17.2%로 낮춰 가격에 반영했다.
오는 12월까지 추가 인상이 있을 가능성은 80%를 중반대를 나타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7.998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58.114엔보다 0.116엔(0.073%) 하락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이날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가속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 "기조 인플레이션이 2%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금융 여건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했다.
달러-엔 환율은 우에다 총재의 발언에 장중 157.689엔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2383달러로 전장보다 0.00228달러(0.203%) 높아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101.786으로 0.247포인트(0.242%) 하락했다.
달러는 아시아 거래에서 전해진 워시 의장의 발언에 뉴욕장에서도 대체로 약세를 이어갔다.
워시 의장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대담에서 "연내 남은 회의에서 어떤 조처를 할지 미리 밝히는 방식을 믿지 않으며 회의를 미리 예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남은 10월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명확한 결론을 내리는 핵심 순간이 될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생산과 고용, 인플레이션의 발전 상황에 대해 더욱 명확하고 확실한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2bp 정도 내렸다.
BNY멜론의 존 벨리스 미주 거시경제 전략가는 "10월 금리 인상을 위한 충분한 지지가 위원회 내에, 특히 연준 이사들 사이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렇다고 12월 금리 결정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금부터 그때까지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뉴욕장에서 국제유가가 레벨을 높이면서 달러는 낙폭을 축소했다.
이란의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하는 횟수가 늘어난 데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정유 시설을 공격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장 대비 3.51% 급등하며 배럴당 101.41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12월물은 109.86달러로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3280달러로 전장보다 0.00530달러(0.399%) 상승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6856위안으로 0.0045위안(0.067%) 떨어졌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WTI는 전장 대비 3.44달러(3.51%) 오른 배럴당 101.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부터 7거래일째 오름세다. 100달러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9월 18일(100.30달러)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물은 3.94달러(3.72%) 상승한 109.86달러에 마무리됐다. 지난 5월 19일(111.28달러) 이후 가장 높다.
우크라이나는 전날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격했다. 로이터는 러시아 랴잔 정유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은 이후 원유 증류시설 한 기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가 소유한 이 정유시설은 러시아 전체 원유 정제 처리량의 약 5%를 차지한다.
후티 반군도 전날 예멘의 남부 도시 아덴의 대통령궁을 공격했고 5명이 사망했다.
이란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지속해 공격하고 있다. 프랑스 AFP는 해상 보안업체 뱅가드와 국제해사기구(IMO),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11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에서 최소 10척의 선박이 공격받았다고 보도했다.
에너지분석업체 케이플러는 전날 보고서에서 "이란의 공격 강화로 걸프 지역의 원유 수송량이 급격히 감소했다"면서 미국과 이란의 포괄적인 정치적 합의가 없다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량의 회복이 더 느리고 불균등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BOK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트레이딩 담당 수석 부사장은 "중동 분쟁이 여전히 반복해서 부각되고 있으며, 러시아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경유를 시장에 공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이 두 가지 요인이 계속해서 트레이더들의 매수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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