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5곳 부실여신 충당금 100% 아래…지역금융 확대 부담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고 나서자 지역기업의 자금줄인 지방은행의 부실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경남·광주·부산·전북·제주은행의 부실여신 증가율은 전체 여신 증가율의 세 배에 육박했고, 부실여신 대비 충당금 등의 비율도 5곳 모두 100%를 밑돌았다.
지역의 투자와 기업 활동을 지원해야 하는 시점에 기존 부실에도 대비해야 해 자금공급 확대와 손실흡수 여력 확보를 병행해야 하는 과제가 커진 셈이다.
◇대출보다 빠르게 늘어난 부실…대응 여력은 '뚝'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개 지방은행(경남·광주·부산·전북·제주은행)의 올해 6월 말 고정이하여신은 1조9천14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천723억원, 16.6% 늘었다. 같은 기간 총여신 증가율은 5.6%로, 부실여신이 늘어난 속도가 약 2.9배 빨랐다.
고정이하여신은 회수에 문제가 생겨 부실로 분류한 여신이다.
전체 여신이 늘어나는 가운데 부실 비중도 높아지면서 5개 은행의 합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2%에서 1.13%로 상승했다. 단순히 대출 규모가 커진 데 따른 부실 증가를 넘어 여신의 질도 저하된 것이다.
반면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경남은행 74.39%, 전북은행 83.01%, 제주은행 85.34%, 광주은행 90.59%, 부산은행 98.22%로 모두 100%를 밑돌았으며, 부산은행을 제외한 4곳은 지난해 말보다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은 대출금을 떼일 경우에 대비해 미리 비용으로 반영하는 금액으로, 적립률이 100%를 밑돌면 충당금이 부실여신 규모보다 적다는 의미다.
경남은행은 지난해 말 106.00%에서 올해 6월 말 74.39%로, 전북은행은 102.71%에서 83.01%로, 광주은행은 105.19%에서 90.59%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에는 부실여신보다 충당금 등이 많았지만 상반기에는 그 관계가 역전된 셈이다.
제주은행도 85.55%에서 85.34%로 하락했다. 부산은행은 96.41%에서 98.22%로 개선됐지만 100%에는 못 미쳤다.
◇돈줄만 대라는 정부…손실은 은행 몫
지방은행의 부실 대응 부담은 지역기업에 공급할 자금 여력과도 맞닿아 있다.
충당금을 추가로 쌓으면 당기 이익이 줄고 이런 부담이 이어지면 대출 확대의 기반인 자본을 내부에 축적할 여력도 약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지방은행은 중소기업 여신 비중이 높아 대출 심사를 강화할 경우 지역기업의 자금조달에 미치는 영향도 클 수 있다.
올해 6월 말 5개 은행의 중소기업 여신은 92조1천437억원으로 전체의 54.2%였고, 여기에 포함된 개인사업자 여신은 36조6천448억원으로 전체의 21.5%를 차지했다.
건전성을 지키기 위한 은행의 대응이 담보와 신용이 부족한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 문턱을 높일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이는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에서도 살펴야 할 변수다.
기업 유치와 투자 확대가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려면 주요 사업에 대한 정책금융뿐 아니라 협력업체의 설비투자와 일상적인 영업에 필요한 은행 자금도 공급돼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중소기업·개인사업자 공동대출 운영방안을 제시하며 공급 기반 확대에 나섰지만, 이를 지속하려면 자금을 공급하는 은행의 손실흡수 여력도 뒷받침돼야 하는 셈이다.
상반기 여신 증가에서도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는 상대적으로 뒤처졌다.
5개 은행의 중소기업 여신 증가율은 1.9%, 개인사업자는 1.2%로 대기업 18.9%, 가계 7.7%를 밑돌았다.
대출 수요와 상환 등의 영향이 있어 부실 부담이 중소기업 대출 둔화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전체 여신에 비해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여신 증가세가 더뎠던 만큼 지역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충분히 확대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익을 통한 대응 여력 보강도 과제로 남았다.
5개 지방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2조2천4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4% 늘었지만 순이익은 5천826억원으로 8.5% 감소해, 영업 확대가 최종 이익 증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지역금융 확대 정책도 신규 공급 목표와 함께 기존 부실의 회수·정리, 추가 충당금 부담을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실 대응이 지연되면 은행이 향후 지역의 투자 수요에 맞춰 자금을 공급할 여지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고 투자를 늘리려면 협력업체와 소상공인에게 돌아갈 은행 자금도 필요하다"며 "기존 부실 부담으로 지방은행이 신규 대출에 보수적으로 나서면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지역금융 확대와 부실 정리, 보증 지원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은행 제공]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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