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부가 단계별 주택 공급 상황을 알리기 위해 주간 공급 상황판을 설치한다.
그간 여러 주제로 상황판이 생성됐지만, 무게감 만큼은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일자리 상황판에 버금간다. 당시 일자리가 그 어떤 현안보다 중요했듯, 현 정부도 주택 공급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국무조정실과 국토교통부는 첫 주택공급 정례 브리핑을 열었다. 매월 2회씩 개최해 착공부터 입주까지 공급상 전 단계별 추진 상황을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전달하겠다는 의도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주간 단위로 사업지별 공급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 주택공급 상황판'을 만든다. 정책 소식 역시 상황판에 담을 예정이다.
그간 정부의 공급 정책을 두고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신속한 주택 공급을 외쳤지만, 성과 등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단 이유에서다.
정부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지난달 한성숙 국무총리는 지난달 열린 공급 점검회의에서 "각 부처는 소관 주택사업 추진 상황과 주요 성과를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적극 알리는 데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공급 규모만을 강조했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새로운 방안을 내놓아도 정책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황판에 제시된 숫자는 현재 진척 상황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부 입장에서는 압박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에 가깝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를 목표치로 내걸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걸어 "직접 매일 점검하겠다"고 공언했다. 일자리 창출 항목이 각 부처 장관과 공공기관의 핵심 성과 지표가 될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다만, 일자리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10월 정부는 공공서비스 제고를 위한 맞춤형 일자리를 당해 예산을 활용해 5만9천개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발표 시기 등을 고려하면 단기 일자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당시에 나온 바 있다.
물론 일자리와 주택은 서로 다른 성격을 지녔다. 일자리는 단기 공급이 가능할지라도 주택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숫자의 함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입주 상황 등을 상황판에 담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정부는 착공을 중심으로 목표치를 내걸고 있다. 착공과 실제 입주 간에도 간극은 존재한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주택 공급은 입주에 가깝다.
목표 점검 주기가 짧아진 우리나라와 달리, 오히려 연간 목표를 폐지한 나라도 있다.
아일랜드는 지난해 주택 공급 연간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간 부문 실적에 대해 매년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기 어렵고, 오히려 공급에 방해될 수 있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대신 완공 데이터는 매년 공개하겠다고 부연했다.
숫자는 매력적이나, 반대로 불신을 야기하는 요소로 돌변할 수 있다. 목표치를 크게 밑돌 경우 오히려 '공수표를 날린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수 있다.
그때 필요한 게 소통이다. 경과에 대한 설명은 물론, 시장 상황에 대한 진단과 더불어 현실적으로 가능한 공급량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숫자 역시 설명을 위한 도구지 목표가 아니다.(산업부 정필중 기자)
joongjp@yna.co.kr
정필중
joongjp@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