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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다임 '중복상장' 못박은 금융당국…美 IPO에 제동 걸리나

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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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 판단 일치…SK하이닉스에 우려 전달 가능성

국내 증권신고 대상 여부 유권해석 관건…주주보호 압박 커질 듯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인 솔리다임

[솔리다임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물 마시는 이찬진 금감원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6.10.19 nowweg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 상장 추진을 사실상 중복상장으로 규정하면서 향후 기업공개(IPO) 일정에 적지 않은 변수가 생겼다.

금융당국 수장이 공개적으로 규제 저촉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SK하이닉스에 대한 주주보호 조치 요구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해외 법인을 국내 금융당국이 직접 심사하거나 상장을 불허할 권한은 제한적이어서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과 국내 모회사에 대한 감독 권한 행사가 향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과 관련해 "중복상장에 저촉된다는 판단은 금융위도, 금감원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와 금감원의 의견이 일치하는지를 재차 묻자 이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적절한 방식으로 우려 사항을 전할 수 있다면 진행하겠다"고 말하며 사실상 솔리다임 상장을 금융당국의 감독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 금융당국, SK하이닉스에 주주보호 압박 나서나…유권해석이 분수령

금융당국이 실제로 움직인다면 첫 단계는 SK하이닉스 측에 상장 추진 현황과 모회사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 주주보호 방안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이 SK하이닉스 자료 확인을 통해 이사회 차원의 의사결정과 공시 계획을 점검하고 필요시 제도상 의무를 이행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이다.

지난 8월 3일부터 시행된 중복상장 제도는 국내 상장 모회사의 해외 자회사 상장에도 주주충실의무를 구체화한 5대 의무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모회사 이사회는 자회사 상장이 기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주주와 소통하거나 동의 여부를 확인하고, 이사회 찬반 결의와 단계별 공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는 독립적인 특별위원회의 심의도 요구된다.

솔리다임이 미국 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SK하이닉스 이사회의 주주보호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문제는 규제의 실효성이다.

국내 상장의 경우 한국거래소가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주주보호 방안의 적절성을 따질 수 있다. 반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솔리다임은 국내 거래소의 상장 심사 대상이 아니다.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원장은 국감에서 솔리다임이 국내 증권신고 대상에 해당하는지 금융위의 유권해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경우 향후 금융위와 금감원이 솔리다임의 상장 구조와 국내 투자자 대상 증권 모집·매출 여부, 국내 모회사의 공시 의무 등을 검토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대상이라는 해석이 내려진다면 금감원은 신고서 심사와 정정 요구 등을 통해 투자자 보호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국내 증권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면 직접적인 신고서 심사보다는 SK하이닉스의 이사회 의무와 공시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방식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 상장 강행부터 일정 연기까지…해외 IPO 규제 실효성 논란도

금융당국의 이런 움직임이 실제 IPO 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과거 금감원은 기업공개 과정에서 증권신고서 정정을 거듭 요구하며 상장 일정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있다.

2023년 틸론의 경우 금감원의 세 차례 정정 요구로 상장 일정이 지연되기도 했다.

중복상장 논란으로 IPO가 중단된 사례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엔무브는 지난해 한국거래소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을 요구하면서 상장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IPO 계획을 중단했다.

올해 1월에는 LS그룹이 소액주주들의 반발과 중복상장 논란 속에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신청을 철회했다.

다만 SK엔무브는 거래소의 상장심사 단계에서 제동이 걸린 사례다. 에식스솔루션즈 또한 기업이 자발적으로 철회한 경우라는 점에서 솔리다임과는 차이가 있다.

솔리다임은 해외 IPO라는 특수성 때문에 금융당국의 공개적인 우려 표명과 주주보호 요구가 기업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가 관건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당국의 요구에 맞춰 주주 영향평가와 보호 대책을 마련한 뒤 미국 상장을 계속 추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에게 솔리다임 주식을 배분하거나 자사주 소각 등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을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주주보호 방안을 둘러싼 이사회 논의나 금융당국과의 협의가 길어질 경우 IPO 일정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상장 전 지분투자 유치 등 대체 자금조달 방안을 활용할 여지도 남아 있다.

특히 솔리다임 상장이 모회사 주주에게 실제로 어떤 손익을 가져오는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지분 일부를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면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은 낮아질 수 있지만, 확보한 자금을 성장 투자에 활용하면 기업가치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중복상장이라는 사실만으로 기존 주주의 경제적 손실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상장 이후 솔리다임의 기업가치가 독립적으로 평가되면서 SK하이닉스 주가에 반영되던 사업 가치가 할인되거나, 양사 사이의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을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기업의 자금조달 자율성과 일반주주 보호 사이에서 어느 수준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도 쟁점이다.

해외 상장에 대한 직접적인 법적 권한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감독당국의 행정지도나 공개적인 문제 제기가 사실상의 상장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경우 과도한 규제라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반대로 해외 상장이라는 이유로 국내 주주보호 규제가 실효성을 잃는다면 중복상장 원칙 금지 정책 자체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결국 솔리다임 상장의 향방은 금융위의 법령 해석과 SK하이닉스의 주주보호 방안, 미국 IPO 추진 의지에 따라 달라지게 된 셈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이 원장의 국감 발언으로 중복상장 여부에 대한 당국의 기본 입장은 명확해졌다"며 "시장의 관심은 그 판단이 실제 상장 절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다. SK하이닉스 또한 이런 시나리오를 예상하지 않고 미국행을 준비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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