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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정서도 나오는 '영원한 화학물질'…폐수 관리 사각지대

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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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산단 방류수서 PFAS 17종 검출…국내 산업폐수 배출기준 없어

美반도체업계 26개 제조시설 배출 실태 조사…ESG 차원 선제 관리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사용되거나 발생할 수 있는 과불화화합물(PFAS)이 새로운 환경관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생산시설이 대규모로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산업폐수에 포함된 PFAS에 대한 별도의 배출허용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서다.

PFAS는 자연환경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일부 물질은 인체와 생태계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뿐 아니라 화학·섬유·도금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는 만큼 배출원을 파악하고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덕산단 방류수 과불화화합물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환경운동연합, 경기환경운동연합 등이 19일 서울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연 고덕산단 방류수 과불화화합물(PFAS)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왼쪽 첫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2026.10.19 ksm7976@yna.co.kr

◇ 반도체 공정서도 발생하는 PFAS…기존 폐수처리 한계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전날 평택 고덕산업단지 공공폐수처리장 최종 방류수에서 PFAS 17종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된 물질의 농도를 단순 합산하면 리터당 9.01㎍으로, 이 가운데 단쇄 과불화카복실산(PFCA) 4종이 전체의 88.4%를 차지했다.

과불화부탄산(PFBA)이 리터당 4천240ng으로 가장 많았고, PFPeA(퍼플루오로펜탄산) 1천830ng/L, PFHxA(퍼플루오로헥사노산) 1천200ng/L, PFHpA(과불화헵탄산) 695ng/L 순이었다.

이들 단체는 "(이를 배출하는) 기업은 PFAS 사용과 배출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며 PFAS 사용량과 배출량, 처리 방식 등을 파악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실질적인 배출 저감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고덕공공폐수처리장에는 삼성전자와 린데코리아, 에코센터에서 유입되는 물을 함께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폐수 유입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러 배출원의 물이 섞여 있어 배출 주체를 특정하기는 어렵다.

PFAS는 일부 포토레지스트와 식각·세정용 소재, 반도체 제조설비의 열전달액과 부품 등에 사용된다. 공정에서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부산물이나 전구체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다.

◇ 국내 배출기준 없어…글로벌 반도체업계는 실태 조사

문제는 국내에 산업폐수의 PFAS 배출허용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현재 별도의 기준도 없고 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며 "정부 차원에서 규제 기준이나 지침이 마련돼야 시에서도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 PFAS를 관찰물질로 지정할 예정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부는 PFAS 등 신종 수질오염물질에 대한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 2월 개정된 물환경보전법은 수질과 수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물질을 '관찰물질'로 지정해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결과를 공개하도록 했다. 관련 조항은 내년 2월 20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관찰물질 지정은 배출을 직접 제한하는 규제와 달리 오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치로, 산업폐수의 PFAS 배출허용기준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글로벌 반도체업계에서는 이미 배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산하 PFAS 컨소시엄은 지난해 1월 미국·유럽·아시아의 7개 기업, 26개 반도체 제조시설을 대상으로 한 폐수 배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대상 PFAS의 배출량은 시설당 하루 0.002~13g으로, 평균 약 4g이었다. 제조공정과 사용 약품, 폐수처리 방식 등에 따라 배출량에도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고덕산단 방류수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환경운동연합, 경기환경운동연합 등이 19일 서울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연 고덕산단 방류수 과불화화합물(PFAS)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왼쪽 첫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2026.10.19 ksm7976@yna.co.kr

◇ 규제 앞선 자율관리…ESG 새 과제로

국내 반도체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023년부터 원부자재와 제조설비·부품의 PFAS 함유 여부를 점검하고 규제 대상인 PFOA·PFOS·PFHxS 등 3종의 직접 사용을 중단하거나 대체했다고 밝혔다.

일부 PFAS가 공정 부산물로 발생할 가능성도 확인하고 저감기술을 개발해 내년 8월 평택사업장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환경단체는 개별 사업장의 배출 실태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명수 서평택환경위원장은 삼성전자에서 공공폐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폐수를 별도로 채취해 검사할 것을 요구했다.

PFAS 관리는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서도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국제 지속가능경영 공시기준인 GRI 303-4는 기업이 방류수의 우선순위 우려 물질을 선정하는 기준과 배출한도 설정 방식 등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적 배출허용기준이 없더라도 기업이 자체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PFAS 원자재 조사와 대체 활동을 공개했지만, 반도체 사업장 방류수의 PFAS 측정 결과나 물질별 배출량은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GRI가 모든 PFAS의 개별 배출량 공개를 의무화한 것은 아니다. 다만 법적 규제가 없는 물질이라도 기업이 환경위험을 파악하고 자율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에 맞춰 원부자재 사용부터 폐수처리와 최종 방류에 이르는 전 과정의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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