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인도네시아 증시의 신흥시장 지위를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루피아화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오는 2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 6.25%로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금리 동결 전망을 철회한 것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와 페르마타은행은 이보다 작은 25bp 인상을 예상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5~6월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00bp 인상한 뒤 6월 중순부터 5.75%로 유지해왔다.
금리 인상 전망이 확산한 것은 MSCI의 신흥시장 지위 강등 경고 이후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MSCI는 지난 16일 인도네시아의 시장 지위를 '신흥시장'에서 '독립시장'으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투자 가능성 문제를 이유로 '프런티어 시장'으로 강등할 수 있다고 밝힌 것보다 한단계 더 심한 조치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989년부터 신흥시장 지위를 유지해왔다.
이후 자카르타종합지수는 이틀간 사상 최악의 매도세를 겪었다. 당국이 시장 투명성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20일에는 약 3% 반등했다.
루피아화 가치도 급락했다. 루피아화는 20일 달러당 18,030루피아까지 하락하며 지난 6월 기록한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 올해 들어서만 약 8% 절하됐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제이슨 투비 신흥시장 담당 수석 부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고 루피아화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가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동결은 중앙은행이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의 헬미 아르만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채권시장으로 확산하고, 국내 투자자들의 자본 유출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이 일회성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5~6월 금리를 이미 100bp 인상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8%로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 범위인 1.5~3.5% 안에 머물렀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2.84%로 둔화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만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페르마타은행의 조슈아 파르데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신뢰는 경제 펀더멘털보다 훨씬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 주식을 약 50억달러 순매도한 것으로 추산했다.
MSCI가 실제로 신흥시장 지위를 강등할 경우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 30억~50억달러가 유출될 수 있으며, 약 150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액티브 운용자금도 투자 재검토 대상에 놓일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은 내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MSCI가 내년 6월까지 강등을 확정하면 지수 변경에 따른 기계적인 매도세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파르데데는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하고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MSCI가 제기한 근본적인 우려는 신뢰할 수 있는 시장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통주식 비율에 대한 신뢰성 있는 자료와 주식 소유구조 공시, 해외 기관투자자들과의 투명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가장 큰 위험은 단순히 신흥시장 지위를 잃는 것이 아니라 시장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인도네시아의 자본조달 비용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요인으로 고착화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jykim@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