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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극의 파인앤썰] 잠재성장률 반등에 웃지 못하는 이유

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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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8일 발표한 '10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지난해 1.94%에서 올해 2.14%로, 내년 2.20%로 2년 연속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수십년간 내리막을 걸었던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이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경제가 보유한 자본, 노동 등 모든 생산요소를 사용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뜻한다. 재정으로 돈을 풀거나 금리를 내리는 거시정책을 동원해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방식으로 높이는 성장률이 아니다. 국가의 경제 체력과 성장 능력을 가늠하는 척도다.

최근 우리나라는 생산요소인 자본과 노동 생산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저출생·고령화의 영향으로 노동 투입 증가세마저 둔화하면서 잠재성장률도 하락했다. 저성장이 굳어졌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모든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잠재성장률 반등'을 경제정책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그러나 정작 제대로 달성한 정부는 없다.

이재명 대통령도 정부 출범과 동시에 'AI 강국'과 '잠재성장률 3%'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지금 대한민국의 당면한 최대 과제는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과감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1%씩 잠재성장률이 떨어져 곧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우리에게는 이를 역전시킬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IMF의 잠재성장률 상향 소식은 반가운 소식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마냥 박수를 보내기에는 대한민국 경제가 맞닥뜨린 현실이 그렇게 녹록지 않다. 당장 먹고사는 민생분야와 직결되는 주거 문제나 고용 문제만 봐도 그렇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둘째 주(10월1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보다 0.16% 상승했다. 작년 2월 첫째 주부터 88주째 매매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이다. 전세 물량 부족이 맞물리면서 전셋값마저 치솟고 있다. 서민들 삶의 터전이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일자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국가데이터처가 16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천926만6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1만3천명 늘었다. 그러나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9월에도 14만7천명 줄었다. 무려 47개월째 감소세다. 청년층 고용률도 44.0%로, 29개월 연속으로 내림세다.

일부 거시지표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지만, 주거나 일자리처럼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분야는 뒷걸음이다. 거시지표가 아무리 좋아도 민생 회복 속도는 더디고, 오히려 국민들의 실생활 어려움은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

경제지표의 성과들이 국민들의 삶에서 구체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이 절실한 때다. 아무리 훌륭한 경제 성과를 거두더라도 국민들이 몸소 체감할 수 없다면 그 성과는 한낱 뜬구름에 불과하다.

구조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한층 더 높이는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일자리 회복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령과 대상별 특성에 맞는 직무훈련과 고용 연계 프로그램도 활성화해야 한다. 먹고사는 문제가 팍팍할수록 민생분야에 재정자금이 집중되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뉴스융합실장)

eco@yna.co.kr

황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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