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에도 해외투자로 달러 환류…'개인·기업 대미 재투자' 주목
상상인증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상상인증권은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미국 자산에 재투자되면서 내년 달러-원 환율에 상승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과 성장세가 개선되더라도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와 기업의 대미 설비투자 등이 달러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예찬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2027년 원자재/FX 전망: AI 시대, 원자재 및 외환시장은?' 보고서에서 "개인과 기업 흑자의 상당 부분이 달러로 재투자되는 구조"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자금 흐름을 '메모리달러'로 설명했다.
한국이 메모리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미국 주식과 생산설비 등에 다시 투자된다는 의미다. 과거 산유국이 원유 수출대금을 미국 자산에 투자했던 '페트로달러'와 유사한 흐름이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메모리를 중심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8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2천792억달러였다. 같은 기간 해외직접투자와 해외주식 투자 등으로 1천192억달러가 해외로 유출됐고, 외국인은 국내주식을 1천8억달러 순매도했다.
수출로 유입되는 달러뿐 아니라 투자자금의 해외 유출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개인을 "메모리달러의 가장 신속한 재순환 경로"로 지목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로 돌아왔던 개인 자금은 하반기 들어 다시 해외로 향했다. 개인은 지난달 국내주식을 14조2천억원 순매도했고, 3분기에는 해외주식을 76억달러 순매수했다.
기업도 미국 현지 설비투자와 외국인 주주에 대한 배당 등을 통해 달러 수요를 유발할 것으로 봤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이익의 일부가 대미 투자와 주주환원 과정에서 해외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와 미래대응기금의 운용 방향에 주목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올해 국세 수입 재추계치가 추가경정예산보다 63조2천억원 늘었다며, 향후 정부 자금도 미국 자산으로 재투자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내년 예산안 기준 미래대응기금의 여유자금 104조4천억원이 미국 국채에 투자될 경우 '페트로달러형 연결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기금의 해외투자 여부는 미정이며 관련 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짚었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달러 재순환이 미국의 AI 투자와 달러 패권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개인과 기업이 주도하지만, 정부의 미국 국채 투자까지 더해지면 순환 구조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의 기술 추격과 미국 내 메모리 생산 확대, AI 성장 둔화 등은 이러한 흐름을 약화할 변수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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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의 재정 우려 역시 달러 자산의 우위를 뒤집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주요국 역시 부채 부담이 큰 데다 미국 국채시장을 대체할 만한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최 애널리스트는 "미국 재정 우려가 상존하나 대안이 부재한 것이 현실"이라며 유로화의 단일 국채시장 부재와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 중국의 자본통제 등을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해외 투자자의 미국 국채 보유액도 올해 7월 기준 9조2천억달러로, 지난 2월 기록한 사상 최대치인 9조5천억달러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투자가 미국의 성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국채시장으로도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돌고 돌아 주식과 채권 모두에서 달러 자산 우위를 나타낼 것"이라며 "이는 내년에도 달러 강세를 바라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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