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국고채 금리가 이미 상당폭 하락한 상황에서도 조금씩 추가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자신감에 관심이 쏠린다.
오는 22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강조하는 매파적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채권시장에서는 금통위 이후 큰 폭의 금리 되돌림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크지 않다.
인공지능(AI) 관련주를 중심으로 증시 조정이 심화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향후 한은의 금리 인상 경로가 완만해질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2 [공동취재] superdoo82@yna.co.kr
2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민평 금리 기준 지난달 30일 4.015% 수준에서 전날 3.835%까지 하락했다. 3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인 28일 4.111%까지 오른 바 있다.
4.1%대였던 금리가 3.8% 초반대까지 내려앉은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채선물 매수세를 이어가면서 금리 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3년 국채선물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국고채 현물도 6거래일 순매수해 그 규모가 3조6천억원에 달했다.
금리스와프(IRS) 시장에서도 오퍼가 유입되면서 단기물을 중심으로 강세가 두드러졌다.
A 증권사의 채권딜러는 "외국인이 선물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고 오후 들어 스와프 시장에서도 오퍼가 몰렸다"면서 "스와프 시장이 특히 더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B 증권사의 채권딜러도 "1년 6개월 IRS 금리가 거의 5bp 하락하고 있다"며 "주가지수 하락에 대한 외국인들의 통화정책 프라이싱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되겠지만 성장률 전망 추가 상향 가능성과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 등을 고려하면 11월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그런데도 채권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은 매파적 동결 자체가 이미 예상된 결과인 데다 최근 증시 조정으로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기관들이 최종금리를 3.50% 안팎으로 예상하는 것과 달리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은 3.25%에 그칠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B 딜러는 "매파적 동결은 국내 주체들의 시각에 가까운 것 같고 실제 외국인들은 생각이 조금 다른 게 아닌가 싶다"며 "외국계 IB 가운데 골드만삭스 같은 곳은 최종금리를 3.25%로 보는 곳들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은이 그동안 수요 측면을 계속 강조해 왔는데 주식시장이 이 정도로 조정받고 AI에 대한 전망까지 흔들리면 한은의 전망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당장 가계의 소비 확대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증시 조정이 오히려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이나 국내총소득(GDI)으로 잡히는 큰 금액은 수출업체들이 보유하고 있고 소비자에게 내려오는 것은 성과급 시즌이 돼야 할 것"이라면서 "주식시장이 조정받으면 가계의 소비 여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 조정 폭에 따라 최종금리 전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C 증권사 채권딜러는 "외국인들은 주가가 빠지는 만큼 금리를 낮추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5,000선까지 조정받는다면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25bp 정도 후퇴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11월 금통위에서는 인상을 예상하고 있지만 그전에 증시가 추가로 큰 폭 하락하면 변수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채권시장의 강세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인은 수급 여건이다.
A 딜러는 "크게 기대도 없지만 무서울 것도 없어서 외국인 흐름에 끌려가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AI 관련 주식을 중심으로 증시가 흔들리는 데다 당국이 9월 말부터 발행물량 관리 등 시장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급격히 약해질 만한 약세 재료는 나오기 어렵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금통위 이후 3.90% 수준으로 반등하더라도 기존 금리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채권시장의 이 같은 기대가 실제 한은의 정책 판단과 일치할지는 미지수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여전한 데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내년 물가 전망이 추가로 높아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C 딜러는 "3.25%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3.50~3.75%를 예상한다"면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상황에서 내년 물가 전망치를 높여야 한다면 긴축의 고삐를 늦추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이미 예상된 매파적 동결에 그친다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시장의 기대보다 강한 긴축 의지를 드러낼 경우 최근 금리 하락에 대한 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은 남아 있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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