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카카오 행사 이후 5개 증권사 목표가 평균 20.5% 하향
AI 수익화·기존 사업 잠식 우려…주주들 "분할 없이 가능한데 왜?"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카카오[035720]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 전략을 제시했지만 증권가의 반응은 냉담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제 수익화와 이용자 확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도 AI 전략의 실효성과 인적분할의 필요성을 둘러싼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기업가치 재평가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5개 증권사 목표가 평균 20% 하향…AI 성장성에 의문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14일 열린 '이프카카오(if kakao)26' 행사 이후 보고서를 낸 현대차증권과 삼성증권, LS증권, D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카카오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했다.
현대차증권은 기존 4만5천원에서 4만2천원으로, 삼성증권은 4만원에서 3만5천원으로, LS증권은 5만5천원에서 4만2천원으로 낮췄다.
DB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각각 5만7천원에서 4만7천원, 6만1천원에서 3만9천원으로 하향했다.
5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5만1천600원에서 4만1천원으로 20.5% 떨어졌다.
목표가 하향에는 3분기 광고 성장 둔화와 콘텐츠 사업 부진, 인적분할 이후 기업가치 평가의 불확실성도 반영됐다. 다만 증권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은 AI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카카오는 이번 행사에서 카카오톡 어디에서나 호출해 일정 관리와 메시지 요약, 상품 주문과 결제 등을 처리하는 '카나나 스페이스'와 PC 기반 개인 AI 에이전트 플랫폼 '칸바스(Kanvas)'를 공개했다.
그러나 AI 서비스를 통한 이용자 경험 개선이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현대차증권은 카카오의 AI 확장 전략을 '저위험·저수익(Low Risk-Low Return)'으로 평가했다.
최승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공개된 서비스만으로 유의미한 이용자 경험 개선과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추론모델 도입에 따른 비용 부담과 수익성 확보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현대차증권이 예상한 2029년 카카오의 AI 매출은 5천87억원으로, 회사가 제시한 같은 해 1조원 목표의 절반 수준이다.
LS증권도 외부 커머스 서비스 연동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성장동력 공백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인적분할로 적정 기업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부담으로 판단했다.
선유진 LS증권 연구원은 AI 서비스를 실제 출시하고 정확성과 효용성, 재무적 기여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단기간의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소액주주들도 "AI가 기존 사업 잠식하면 어쩌나"
증권가의 우려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카카오 소액주주 간담회에서도 확인됐다.
이날 한 소액주주는 카카오가 AI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인적분할을 추진하지만, AI가 오히려 기존 광고와 커머스 사업의 수익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를 대신해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까지 완료하면 기존 광고를 보거나 쇼핑 서비스를 이용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다른 주주는 카카오가 제시한 AI 서비스와 성장 전략이 기존 카카오 체제에서도 충분히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굳이 인적분할을 통해 주주들이 추가적인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이유를 물었다.
온라인으로도 성장 목표의 현실성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한 주주는 카카오AI가 제시한 2030년 매출 6조원 목표와 관련해 기존 성장률을 고려하면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그냥 목표부터 정해놓은 선언일까요?"라고 반문했다.
AI 사업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프라 투자 부담이 커지면 신설회사 카카오AI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동안 반복된 계열사 분할 상장과 경영진의 주식 매각 등으로 훼손된 신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전략만으로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카카오 "AI는 광고·커머스의 새로운 성장 기회"
카카오는 AI가 기존 사업을 잠식하기보다 새로운 이용자 수요를 확보하고 광고·커머스 시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액주주 간담회에서 회사 측은 AI 에이전트를 통해 이용자의 검색과 구매 의도를 파악하고 상품 추천부터 결제까지의 과정을 단축하면 기존 커머스 거래액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외부 쇼핑몰과 예약 서비스 등을 연결해 새로운 중개 수수료를 창출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2030년 카카오AI의 매출 6조원 목표에 대해서는 광고 3조원, 커머스 2조원, AI 관련 사업 1조원 등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AI 사업에 필요한 투자재원과 관련해서도 현재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증권가 역시 카카오톡의 대규모 이용자 기반과 대화 맥락을 활용한 광고 효율 개선 가능성에는 긍정적이다.
다만 AI 서비스가 실제 이용자 증가와 광고 매출 확대, 커머스 거래액 증가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 제목을 '1년의 기다림을 숫자로 증명할 필요'라고 붙이고, 카나나 스페이스의 베타테스트 이후 이용자 반응과 실적이 향후 주가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는 인적분할 이후 AI 사업 매출을 별도로 공개해 시장이 성장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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