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증가 요인 2가지 충족
환율·원가 부담에 3분기 감익 전망…바이오 회복·사업 재편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CJ제일제당의 신용등급에 경고등이 켜졌다. 올해 상반기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증가 요인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한 데다 3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를 소폭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최근 실적 부진에는 원가 부담과 판가 조정 등 여러 단기 요인이 반영된 상황이다. 실제 신용등급 조정 여부는 중장기 수익성 회복과 사업 재편 성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관측됐다.
21일 한국신용평가가 최근 공개한 업체별 핵심 모니터링 지표(KMI) 자료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해 6월 말 기준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요인 두 가지를 모두 충족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연결 기준 조정순차입금/EBITDA는 5.0배, EBITDA/매출액은 9.5%를 기록했다.
지난 4월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등급 하향 가능성 증가 요인이 "바이오제품 판가 하락 및 국내 식품시장 경쟁 심화로 영업경쟁력이 저하돼 CJ대한통운 제외 연결 기준 EBITDA/매출액 지표 10% 이하가 지속되거나 조정순차입금/EBITDA 지표 5배 초과일 경우"라고 설명했다.
한신평이 제시하는 KMI는 평가대상 회사의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지만, 실제 신용등급 결정 시에는 이외 다양한 정량, 정성 변수들이 고려된다. 등급 변동 요건을 충족했다고 해서 신용등급이 바로 내려가지는 않지만, 두 지표 모두 하향 가능성 기준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신용도를 점검할 필요가 커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됐다.
또한 회사가 지난 수년간 등급 하향 가능성 지표에 닿았던 적이 없었던 터라 중장기적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14조4천732억 원, 영업이익 4천957억 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7.8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91% 감소했다. 당시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과 판가 하락, 바이오 사업의 가격 역기저 효과 등이 부진 요인으로 꼽혔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종합, AI 생성 이미지]
관건은 3분기, 그리고 앞으로의 실적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 내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증권사 5곳의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CJ제일제당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조3천481억원, 영업이익 3천21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3%, 영업이익은 7.09% 감소한 수준이다. 시장 기대치에 소폭 못 미치는 실적이 예상됐다.
환율 급락과 원가 부담이 실적에 주요하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로 해외 식품 사업의 원화 환산 매출이 줄어들 수 있는 데다, 국내외 식품 소비 둔화로 외형 성장도 제한될 수 있어서다. 글로벌 마케팅 비용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식품 사업의 영업마진은 시장 기대를 밑돌 것으로 점쳐졌다. 공정위의 담합 제재 이후 소재 제품의 판가 인하 등이 부담을 키웠을 것으로도 풀이됐다.
바이오 부문은 성장이 기대됐다.
라이신은 유럽에 이어 북미에서도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서 판가가 전 분기 대비 반등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는 라이신, 트립토판 등 전반적인 사료용 아미노산 중심의 회복을 예상한다"면서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판가 상승, 미국과 브라질의 중국산 라이신 반덤핑 관세 부과 등의 변화가 회사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며 바이오 이익 기여도 확대를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사업 재편과 비용 효율화 역시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사료·축산 자회사인 CJ피드앤케어 매각을 완료했고, 전분당 사업부 매각설도 제기됐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회사는 중국 사료 법인 3곳 매각도 추진한다고 파악됐으며, 추정 매각가는 1억2천만 위안이다.
사업 매각이 재무 부담 완화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신용도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바이오 사업의 경쟁력 강화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이달 미국 곡물 가공업체 ADM과 미주 사료용 아미노산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출자계약도 체결했다. 바이오 부문의 회복을 도모하면서 동시에 사료용 아미노산 중심의 사업 기반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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