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금융주와 산업재, 방산주, 기술주의 정책 환경도 달라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 금융 규제와 국방예산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반면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 규제 완화와 국방 조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원을 민주당이, 상원을 공화당이 장악하는 구도에서는 입법 교착이 악화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처별로 희비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공화당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른 정책 변화가 기업 실적과 주가에 미칠 영향을 두고 시장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선거 결과만으로 업종별 수혜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적자와 국채금리, 관세 정책, 정부 예산 협상 등이 함께 시장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 수석 주식전략가는 최근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양원을 모두 장악하면 미국 주식시장이 10% 넘게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금과 규제가 모두 강화될 수 있고 이에 따라 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 시나리오를 "대중영합적 자본주의에서 대중영합적 사회주의로"의 전환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정책이 이른바 'K자형' 부의 확대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며 "고소득층의 소비 증가와 이들의 자산 가격 상승이 가속화되는 현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쿡 폴리티컬 리포트·윌리엄블레어 재인용]
◇ 민주당 양원 장악 시 금융·방산 부담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아론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전략가는 최근 모닝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산업재와 금융주를 선거 결과에 민감한 업종으로 꼽았다.
산업재는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국방 지출에 대한 노출도가 높고, 금융주는 규제 변화에 민감하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주에서는 새로운 규제 입법뿐 아니라 의회 청문회와 조사 확대 가능성도 변수다. 민주당이 주요 상임위원회를 장악하면 금융회사와 가상자산 기업의 사업 관행,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과정 등을 조사할 여지가 커진다.
민주당 압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방산주는 이미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방산 업종을 대표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미국 항공우주·방산 ETF는 7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16%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5% 상승했다.
개별 방산업체 주가도 부진했다. 이란 전쟁이 시작된 2월 말 이후 록히드마틴과 노스럽그러먼, 제너럴다이내믹스 등 주요 방산업체의 주가는 평균 25%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13% 상승했다. 크라토스디펜스와 에어로바이런먼트 등 드론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평균 48% 내렸다.
버티컬리서치파트너스의 롭 스톨라드 애널리스트는 방산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감과 11월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지위 상실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연간 국방비를 1조달러에서 1조5천억달러로 늘려 '꿈의 군대'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5천억달러 규모의 추가 지출 계획이 의회 심의 과정에서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플레이션과 국채금리 상승도 재정지출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방산업계의 기대와 달리 예산이 늘어나는 것만으로 모든 업체가 수혜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캐피털알파파트너스의 바이런 캘런 공동대표는 올해 초 방산업계 경영진 사이에서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비 증액안을 관철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 전쟁 비용의 회계 내역 공개를 둘러싸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의회 간 갈등이 커지면서 예산 심사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그는 "국방비를 대폭 삭감하자고 주장하는 민주당 의원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민주당은 비국방 분야 지출을 늘리려 할 것이며, 국방비도 이런 논의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방산주 약세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있다.
배런캐피털의 랜디 그워츠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방산산업이 무너질 것이라는 인식은 "오해"라며 투자자들이 선거 결과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윌리엄블레어의 루이 디팔마 애널리스트는 민주당의 양원 장악이 방산주에 소폭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역사적으로 민주당이 국방비 지출 확대에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이었다는 이유에서다.
BNY인베스트먼츠도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국방비 자체를 삭감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다만 이란 분쟁과 관련한 추가 예산은 더 엄격한 심사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출처: 연합뉴스 사진 제공]
◇ 공화당 양원 유지 시 금융·에너지 수혜…금리 부담은 변수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거나 의석을 확대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감세, 국방 조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사에는 규제 완화와 인수·합병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가, 방산·산업재에는 정부 계약과 조달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될 수 있다.
BofA의 하트넷 수석 주식전략가는 공화당이 양원을 모두 유지하면 미국 주식시장이 10% 넘게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증시 흐름을 좌우하는 AI 관련 테마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래터가스의 댄 클리프턴 워싱턴 정책분석팀 총괄은 공화당이 의회 통제권을 유지하는 시나리오에서 은행과 산업재, 방산, 관리형 의료보험, 데이터센터 부동산 관련 주식이 주목받을 수 있다고 봤다.
에너지업종에서도 정책 차별화가 예상된다. 공화당의 의회 장악이 이어지면 화석연료 생산과 원자력 발전, 관련 전력 인프라 확충이 정책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BNY인베스트먼츠는 화석연료 개발과 AI 관련 전력 인프라 확장을 수혜 분야로 꼽았으며, 원전과 가스 연계 발전도 주목할 분야로 제시했다.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정책 방향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규제 완화와 인허가 간소화가 추진되면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공급 설비 투자가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관련 종목을 볼 때는 사업 영역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블룸에너지는 연료전지와 전력 공급, 록히드마틴은 국방 조달,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융 규제와 금리 환경에 각각 영향을 받는다.
공화당이 양원을 유지할 경우 재정 환경은 현재 기조를 유지하게 된다.
ING는 공화당이 양원을 유지할 경우 재정적자 확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5%를 넘어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2년물 금리도 5% 안팎을 유지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도 공화당이 추가 감세와 지출 확대를 이어가면 2~7년 만기 국채 발행이 늘어나 금리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BNY인베스트먼츠는 공화당 의회가 초기에는 위험자산에 우호적일 수 있지만, 채권시장에는 가장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 연합뉴스 사진 제공]
◇ 민주당 하원 장악시 입법 교착…데이터센터 투자처 차별화
민주당이 하원을, 공화당이 상원을 각각 장악하는 구도에서는 양당 간 대립으로 주요 정책의 입법이 지연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도 이 같은 의회 구도에서 주목할 변수다. ING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일부 의원들이 지역구 내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연시키려 하고, 기술기업과 AI 개발에 대한 의회 감독을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환경에서는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 사이에서도 수혜가 엇갈릴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민주당 하원·공화당 상원 시나리오에서 데이터센터 리츠(REITs)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신규 데이터센터의 인허가가 지연돼 공급이 제한되면 이미 부지와 건물을 확보한 리츠의 희소성과 가격 결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짐 캐런 포트폴리오 솔루션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대통령과 의회의 다수당이 서로 다른 상황(divided government)이 자동으로 시장에 긍정적이라는 가정은 경계해야 한다"며 "역사적으로는 널리 퍼진 통념이지만, 현재 시장은 재정정책과 세제, 규제의 영향을 이례적으로 크게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책이 뒤집히면 최근 나타난 시장 상승세의 확산 흐름도 되돌려질 수 있다"며 "성급하게 반응하기보다 장기적인 정책 영향을 평가하고, 어떤 기업과 업종이 영향을 받을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klkim@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