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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국제화와 규제 사이…한국물 주관에 해외도 시선집중

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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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 역외 금융기관의 주관 업무 참여 제한을 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요 외신에서 재정경제부가 규제 방침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일부 한국물 발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을 잇달아 보도하면서다.

재정경제부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국내 기업의 달러·유로화 채권 발행 시 국내에 증권업 인가가 없는 역외 금융기관은 주관 업무를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역외 금융기관으로 주관사를 보강해 달러채 조달을 꾀했던 롯데렌탈은 이번 이슈의 영향으로 지난달 북빌딩에 나서지 않기도 했다.

이후 글로벌 채권시장이 더욱 출렁인 터라 조달 적기를 놓친 롯데렌탈은 한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달러채 시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재경부가 새 지침을 펼치는 건 형평성 때문이다.

외화채의 경우 판매가 해외에서 이뤄지긴 하지만 발행사에 대한 영업 행위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만큼 역내 증권업 인가를 받은 금융기관과 동일한 규제의 틀 안에서 경쟁하라는 것이다.

한국물의 경우 해외 시장에서 발행되는 역외물이라는 점에서 영업 행위에 대한 국내 법률 및 규정상 해석 여지가 분분하지만, 최근의 재경부는 역내 증권사와의 형평성에 방점을 두는 모습이다.

문제는 시점과 방식이다.

한국물 시장은 역대급 활황을 거쳐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이전보다 투자 심리가 주춤해졌다.

녹록지 않은 대외 여건 영향이다.

중동 사태발 변동성 지속과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대규모 채권 발행, 각국의 금리 인상 기조 속 지난달 동참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 최근 급부상한 프랑스 소요 사태까지 글로벌 채권시장을 뒤흔드는 요인이 늘고 있다.

한국물의 경우 기업들의 해외 투자 증가에 공기업의 자금 수요 증가까지 맞물리면서 발행량 또한 급격히 늘어난 상황이다.

내년부턴 한미전략투자공사가 뉴이슈어로 등장하는 데다 국민연금의 달러채 조달 논의도 꾸준한 만큼 수급 경계감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는 국내 발행사들이 수년 전부터 각국 현지 시장을 직접 찾아 투자 저변 확대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물 매수 기관의 범위를 넓혀 대내외 리스크와 늘어난 발행량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물량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만 재경부가 한국물 시장의 다양성보다 역내 금융기관의 형평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추면서 이런 시도도 다소 제약될 전망이다.

재경부가 역내 금융기관만으로는 이종통화 조달까지 커버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새 방침을 달러와 유로화에 세우긴 했다.

국내 업계 보호와 조달통화별 하우스 경쟁력 사이에서 형평성의 기준이 달라진 셈이다.

재경부의 달라진 기류를 확인한 발행사들은 이후 역외 금융기관 선정에 조심스러운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역외 금융기관이 이종통화 조달에서 맨데이트를 받지 못한 사례에도 재경부에 대한 발행사의 눈치 보기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발행사는 외화채 조달 전 재경부로부터 북빌딩 날짜를 지칭하는 윈도우를 받아야 하는 만큼 당국 분위기에 발맞출 수밖에 없다.

원화 국제화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통해 국내 금융시장의 대외 개방을 추진해온 정부 기조와는 다소 엇박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원화와 국고채는 국내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지만, 한국물은 국내 발행사가 외화로 조달해 해외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채권이라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해외 투자자의 참여를 넓히고 시장 접근성을 높이려는 정책 방향과 한국물 주관 업무에서 일부 역외 금융기관의 참여를 제한하는 움직임 사이에서 괴리가 엿보이는 모습이다.

당국은 이번 방침으로 다양한 역외 금융기관이 국내 무대에서 인가를 받고 활동할 수 있도록 참여를 증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한국물 시장은 이미 2018년 말 동일한 정책의 실패를 확인한 바 있다.

당시 역외 금융기관의 주관 업무 배제 움직임에 다수의 하우스는 국내 투자 대신 한국물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국내 증권업 인가 획득을 위해 상당 기간이 소요되지만, 재경부가 사실상 즉각적인 업무 배제를 결정해 부작용 우려가 컸다.

당국은 시장의 룰을 정하는 핵심 주체다. 당국 기준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정책 수행에 신중함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8년 전 역외 금융기관의 한국물 이탈과 함께 희미해졌던 재경부의 방침이 다시 싹튼 지금, 당국이 그리는 시장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증권부 피혜림 기자)

[촬영 이세원]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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