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MTS·HTS서 시세·호가 중단…주문은 타 ATS로 우회
토스·메리츠는 복수 시세망 덕 정상…단일 시세 의존 구조 노출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의 전산 장애로 국내 주요 증권사 대부분에서 미국 주식 주간거래 시세와 호가 제공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과거 대규모 장애 사태 이후 주문망은 여러 거래소로 분산해 매매 체결 자체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시세 정보는 여전히 블루오션 단일망에 의존하는 곳이 많아 시세망 다변화의 한계가 드러났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블루오션 시스템 장애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미국 주식 주간거래 시세와 호가 표출이 차질을 빚었다.
블루오션은 한국 낮 시간대 미국 주식 거래를 지원하는 현지 ATS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2024년 8월 블루오션의 대규모 주문 취소 사태를 겪은 뒤 브루스(Bruce)와 문(Moon) 등 다른 ATS를 주문망에 추가로 연결하며 인프라를 재정비했다. 특정 거래소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매매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이날 블루오션을 통한 주문에 장애가 발생했지만 다른 ATS로 주문을 우회하면서 매매 접수와 체결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문제는 시세였다.
주문 경로와 달리 대다수 증권사가 시세망은 여전히 블루오션 한 곳에 의존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실시간 호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거래해야 했다.
반면 선제적으로 복수 시세망을 구축한 토스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브루스 등 다른 ATS에서 들어오는 호가를 토대로 정상적인 시세 조회가 가능해 대조를 이뤘다.
특히 토스증권은 지난달 30일부터 블루오션과 브루스의 호가를 합산한 통합시세를 미국 주식 주간거래 전 종목에 제공하고 있다. 블루오션 시세가 끊기더라도 브루스 호가를 통해 시세 제공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블루오션의 압도적인 거래 비중이 시세망 다변화를 더디게 한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국내 투자자의 주간거래를 지원하는 블루오션과 브루스, 문 등 3개 ATS 가운데 블루오션의 거래 비중은 80~9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ATS의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별도의 시세 계약과 전산망 구축에 비용을 투입할 유인이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서로 다른 ATS의 시세를 통합해 표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합성 문제도 걸림돌로 꼽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블루오션의 유동성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다른 ATS의 시세까지 섞어 보여주면 화면상 호가와 실제 체결 가능 가격이 엇갈리는 정합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정규거래소의 거래시간 확대에 대응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블루오션 단일 시세에 대한 의존도는 최근 잇따라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9월에도 SOXL과 KORU 등 거래량이 많은 일부 종목이 거래소별 거래량 한도와 관련한 규정에 따라 블루오션에서 거래되지 못하면서 일부 증권사의 호가창에서 시세 공백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에도 다른 ATS에서는 거래가 가능했지만 블루오션 시세만 제공하던 증권사에서는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의 실시간 호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번 장애까지 겹치면서 주문망뿐 아니라 시세망을 복수화할 필요성도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요 증권사들은 이날 블루오션 장애에 따른 시세 표출 중단 또는 지연 사실을 잇달아 공지했다.
일부 증권사는 블루오션으로 이미 전송된 주문 가운데 체결되지 않은 주문이 일괄 취소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주문 내역을 재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촬영 안 철 수] 2026.2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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