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비금융 분야 종합감사에서 지난 12일 국감에서 주 위원장이 재벌·대기업에 대해 발언한 것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2026.10.21 nowweg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표권 사용료 적정성 여부 조사 전에 한화그룹이 자료를 삭제했다는 의혹에 대해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조사 방해행위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병기 위원장은 상표권 관련 수익 배분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정무위원회 위원들이 주병기 위원장 인식이 편파적이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한 것에 대해 주 위원장은 한국 경제 성장과 발전에서 대기업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 주병기 "상표권 관련 수익배분 가이드라인 만들 필요 있다"
주병기 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6월 공정위가 한화 상표권 현장조사에 나서기 전에 (한화) 직원들이 자료를 삭제하라는 이메일을 받았다"며 "조사 대상과 방향은 공정위 내부에서도 조사 관련 부서만 공유하고 있는 내용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유출 여부 확인했냐"고 질문했다.
이에 주 위원장은 "현재 그 부분 검토하고 있다"며 "그뿐만 아니라 (한화의) 조사 방해 행위에 대해서 처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정위는 지난 6~7월 상표권 사용료 적정한지 살펴보기 위해 CJ그룹과 한화그룹 현장조사에 나섰다.
주병기 위원장은 이날 상표권 관련 수익 배분 가이드라인이나 원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상표권 거래는 주로 대기업집단 지주사와 계열사 간 이뤄진다. 계열사가 상표권을 사용하고 그 대가를 지주사에 지급한다. 지주사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곳이다.
◇ 주병기 "한화엔진의 인력탈취 살펴보겠다…중복상장 규제 과도한 것 아냐"
주병기 위원장은 한화엔진의 인력탈취를 살펴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화엔진이 경쟁사 STX엔진의 핵심 기술인력을 빼갔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위 조사를 촉구했다.
주 위원장은 "인력 유출로 기술을 유용해 사업 활동 방해가 있었는지를 철저하게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부의 중복상장 규제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주병기 위원장은 기존의 특례를 없애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계열사를 대상으로 주주 동의 등을 담은 규제안을 지난 8월에 시행했다.
또 공정위는 지주사 체제에서 자회사나 손자회사를 신규 상장할 때 모회사가 보유해야 하는 지분율을 현행 30%에서 50%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병기 위원장은 "지주사 체제는 적은 지분으로도 상당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주사 규제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장회사가 아니면 (자회사 의무보유 지분율이) 50%인데 상장회사만 특례를 정해서 30%를 해 준 것"이라며 "상장회사에 특례를 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특례가 지금 우리나라 선진 자본주의에서 적합하지 않다"며 "오히려 상장회사에 더 큰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경록 한솔제지[213500]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해 제지사 가격담합으로 피해를 입은 고객과 국민께 사과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는 6개 인쇄용지 제조·판매 사업자가 약 3년 10개월에 걸쳐 인쇄용지 전제품의 가격 인상을 합의하고 실행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3천383억원을 부과했다.
6개 사업자는 무림에스피, 무림페이퍼, 무림피앤피, 한국제지, 한솔제지, 홍원제지 등이다. 한솔제지는 제지업계 1위 사업자다.
◇ 주병기 "경제성장서 대기업 역할 부정하는 것 아냐"
국민의힘 정무위원회 위원들이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인식이 편파적이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한 것에 대해 주병기 위원장은 한국 경제 성장과 발전에서 대기업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앞서 서일준 국민의힘 정무위 간사는 이날 종합 국감을 시작하기 전에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발언과 태도에 대해 다시 한번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며 "주병기 위원장은 과거 교수 시절 착취적 대한민국을 만드는 주역은 재벌과 대기업집단의 세습경제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서일준 간사는 "이처럼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위원장이 정치적 편향 없이 공정하게 법을 집행할 수 있겠냐"며 "주병기 위원장은 국민과 기업의 신뢰를 더 이상 훼손하지 말고 스스로 사퇴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주병기 위원장은 "대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발전을 지속하려면 대기업집단 내에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경제력 집중의 부작용을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다수의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을 공적기업이라고 말한 것도 다수 주주의 권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경제에서 공정위 역할은 기업이 공정한 시장의 경쟁질서를 준수하면서 자유롭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라는 점을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병기 위원장 아내의 한국전력기술 비상임위원 선임과 관련해 이해관계 충돌이 없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주 위원장은 "없다"며 "(아내는) 자기 전문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해왔다"고 언급했다.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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