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방의 문제(Hall of Mirrors Problem)'란 중앙은행과 금융시장이 서로의 반응을 반복적으로 참조하면서 시장 가격과 정책 판단이 경제 펀더멘털에서 괴리될 수 있는 현상을 뜻한다.
거울과 거울이 마주 보면 상이 끝없이 반사되듯 중앙은행이 시장의 기대를 참고하고, 시장은 다시 중앙은행의 신호에 의존하면서 정작 실물경제에 대한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개념은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04년 연설에서 언급하면서 알려졌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지난 8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정책 안내)의 한계를 지적하며 이 개념을 재인용한 바 있다.
중앙은행의 과도한 소통이 시장의 독립적인 가격 발견 기능을 약화하고, 중앙은행도 왜곡된 시장 신호에 의존해 정책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취지다.
워시 의장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총재 취임 전인 2002년 스티븐 모리스와 공동 집필한 '공적 정보의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of Public Information)' 논문도 인용했다.
해당 논문은 경제 주체들이 공적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정보 공개 확대가 반드시 사회적 후생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신 총재도 지난 8월 잭슨홀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워시 의장이 그간 발언을 자제해 온 배경을 '거울 방의 문제'로 설명하며 "평소 워시 의장과 깊이 공감해온 부분"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경제부 윤시윤 기자)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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