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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확장하는 머스크 제국…韓반도체 셈법 복잡해진다

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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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팹 투자에 소부장 수혜 기대…내재화·대규모 투자 부담은 변수

머스크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논의가 공식화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새로운 투자 셈법이 등장했다.

반도체와 우주항공, 인공지능(AI)을 아우르는 초대형 기업의 탄생 가능성이 국내 관련 기업의 성장 기대를 높이는 동시에, 기존 반도체 공급망에는 새로운 경쟁과 투자 부담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양사가 합병 가능성을 검토할 독립 특별위원회를 각각 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가능성을 완전히 열어둔 것은 아니다. 두 회사를 결합하는 데 상당한 이점이 있다는 입장이나 합병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양사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약 3조5천억달러에 달한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전기차와 자율주행, 우주발사체, 위성통신, AI를 포괄하는 거대 기술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한국 금융·산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기업결합보다 궁극적으로 합병법인이 구축하려는 기술 생태계의 확장 가능성이다.

특히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공동 추진하는 초대형 반도체 생산시설 '테라팹(Terafab)'이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2027년 시험용 반도체 생산을 거쳐 2028년 하반기 본격적인 양산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내 기업들의 공급망 진입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고압수소어닐링 장비업체 HPSP는 테라팹 연구시설에 시험용 장비를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반도체 역시 테라팹 관련 장비 공급업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한미반도체는 앞서 스페이스X에 500억원을 전략적으로 투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관계자들이 국내 반도체 소부장 업체 10곳 안팎과 접촉해 공정 소재와 배관 부품, 테스트 장비 등의 공급 가능성을 논의했다는 소식도 전해진 바 있다.

대규모 생산시설 구축이 현실화한다면 초기 설비투자 단계에서는 국내 장비업체들이, 양산 단계에서는 소재·부품 기업들이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우주항공 관련주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코스닥시장에서 스피어는 3.23%, 에이치브이엠은 2.81%,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7.92% 상승했다.

스페이스X 투자자산을 보유한 미래에셋증권도 4.02% 올랐다.

스페이스X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한 145억8천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이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합병 기대가 더해지면서 위성통신과 발사체, 우주항공 소재 등으로 투자 관심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반도체업계에는 기회와 위협이 공존한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차세대 AI6 반도체 생산과 관련해 165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확보한 상태다. 머스크 기업들의 AI 투자가 확대될수록 관련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테라팹이 장기적으로 반도체 생산을 내재화하면 기존 파운드리 업체들의 고객 수요 일부를 잠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노광장비 등 핵심 설비를 머스크 기업들이 대규모로 확보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설비 투자 일정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합병 자체의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

양사의 특별위원회는 아직 거래 조건에 합의하지 않았으며, 테슬라 주주들의 승인도 필요하다. 스페이스X의 급격한 AI 사업 확장에 따른 막대한 설비투자 부담과 합병 이후 기업가치 산정 문제도 변수로 꼽힌다.

결국 국내 증시에서는 머스크 기업들과의 사업 연관성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국면을 넘어 실제 수주와 매출이 확인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차별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반도체 장비 발주가 실제 양산 투자로 연결되는지, 우주항공 기업들의 공급계약이 얼마나 안정적인 이익으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주가의 지속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머스크 제국의 확장이 국내 증시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그 과실이 모든 관련주에 고르게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단 합병의 여부 자체가 시장의 변동성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성급한 기대나 전망도 현재로선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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