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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는 왜 대만증시보다 세 배 넘게 빠졌나…외국계IB 집중한 대목은

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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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메모리 중심 한국, 업황 사이클에 더 흔들려…대만은 개인 매수도 견조"

SSBT "범용 메모리 비중 큰 한국, 中 추격에 더 민감"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논란이 다시 부각된 가운데 코스피가 15일 7% 넘게 급락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454.59포인트(7.57%) 내린 5,554.22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63.06포인트(7.65%) 급락해 760.82로 장을 마쳤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종가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10.15 saba@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지난주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하락한 가운데, 코스피 하락폭은 대만 가권지수의 세 배를 웃돌았다.

두 시장 모두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떠받치고 있지만, 한국은 경기 변동에 민감한 메모리 비중이 큰 데다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도 위축돼 같은 충격에도 더 크게 흔들렸다고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진단했다.

22일 연합인포맥스 세계주가지수(화면번호 6511)에 따르면 지난주(12~16일) 코스피는 약 14.5%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만 가권지수는 4.5% 가량 내려 코스피의 낙폭이 대만의 세 배를 웃돌았다.

급락을 촉발한 악재에 대한 반응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지난 13일에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연내 차세대 D램 기술을 적용한 서버용 메모리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코스피는 5% 넘게 빠졌다. 대만과 일본 증시는 각각 2% 가까이 하락하는 데 그쳤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에 코어위브 등 AI 기업의 자금 조달 우려까지 더해진 15일에도 코스피는 7% 넘게 급락했지만, 대만과 일본의 하락률은 각각 3%대와 4%대에 머물렀다.

더욱이 가권지수가 지난 6일 장중 52주 최고치를 경신한 직후 조정을 받은 것과 달리, 코스피는 이달 8일까지 이미 6월 장중 고점에서 29% 넘게 하락한 상태에서 추가 급락을 겪었다.

◇반도체 구성에 개인 수급까지…한국·대만 갈린 배경

외국계 IB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이가 양국의 반도체 산업 구조와 수급 여건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프레르나 가르그 HSBC 아시아 주식 전략가는 연합인포맥스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먼저 두 시장을 이끄는 반도체 기업들의 사업 구성에 주목했다.

가르그 전략가는 "대만 주요 기업들의 첨단 공정 반도체 제조 사업은 한국 기업들이 집중하는 메모리 사업보다 변동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메모리 반도체는 업황 사이클에 따른 변동성이 더 큰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AI 수혜 기업이라도 어떤 반도체를 생산하느냐에 따라 업황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메모리 사이클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은 골드만삭스가 지난 8일 발간한 아시아 투자전략 보고서에서도 드러난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아시아·태평양 일본 제외 지역의 정보기술(IT) 업종 이익 가운데 70%가 메모리에서 나올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과거 호황과 불황을 크게 반복했던 산업 특성 때문에 현재의 높은 수익성이 지속될 수 있을지 시장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사업의 차이에 더해 자국 증시를 바라보는 개인투자자의 태도도 엇갈렸다고 봤다.

가르그 전략가는 "대만에서는 개인들의 자국 주식 수요가 비교적 견조해 증시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한국 개인들은 급격한 변동성과 손실을 겪으면서 투자에 더 신중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 국내 주식이 주목받으면서 주춤했던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 개인들이 자국 증시 투자에 조심스러워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골드만삭스도 한국 증시가 상반기에는 개인투자자 주도로 상승했지만, 3분기 들어 외국인 매매와 지수 등락의 연동성이 다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종료에 지난주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코스피 낙폭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창신메모리發 경쟁 우려…실제 업황 영향에는 온도차

한국의 메모리 중심 산업 구조는 중국 업체의 추격에 대한 경계감과도 맞물려 있다.

가르그 전략가는 "한국 기업들은 중국 메모리 업체들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대만 업체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폰, PC 등에 쓰이는 첨단 공정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 압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역시 글로벌 AI 투자 불안에 중국과의 경쟁 우려까지 겹치면서 한국 증시의 부담이 커졌다고 봤다.

최지욱 스테이트스트리트 마켓 아시아·태평양 매크로 전략 상무는 "AI 관련주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거시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경쟁력에 대한 경계심에서도 비롯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올해 한국 주요 메모리 기업들의 매출에서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은 반면, 대만은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며 "이에 따라 이번 사이클에서는 한국 증시가 관련 우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만과 달리 한국은 중국 업체가 가장 먼저 따라올 수 있는 범용 제품에서 이익을 내고 있어, 중국발 뉴스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앞선 보고서에서 CXMT의 증설이 향후 수년간 글로벌 메모리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2028년에도 CXMT의 공급은 중국 내 D램 수요의 약 50%,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의 약 40%를 충족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선두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도 2∼3세대에 달해 단기간에 좁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메모리 업체들의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성이 얼마나 지속될지를 두고 시장의 우려가 있지만, 공급 제약과 장기 계약 확대 등을 고려하면 이번 호황은 과거보다 길고 이후 하강 폭도 완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과 대만 증시에 대해서는 모두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bh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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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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