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공자기금과 기능 중복 우려"
박수영 "미래대응기금 수정 요구 때문에 구윤철 전 부총리 경질했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준 기자 =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22일 미래대응기금 신설 과정에서 기획예산처가 재정경제부의 조문 수정 요구를 묵살한 채 '졸속 입법'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박수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경제부의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안 검토의견' 및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의견' 자료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미래대응기금은 당시 재정경제부의 조문 삭제 및 수정 요구를 모두 묵살하고 졸속으로 추진한 기획예산처 발 '독단의 괴물'이었다"고 했다.
그는 입법예고 기간 중 부처 간 이견이 존재할 경우 조정 또는 유예를 거쳐야 하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미래대응기금법의 조문 7건의 삭제와 국가재정법 개정안의 조문 3건의 수정을 요구했으나, 기획예산처는 수정안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재경부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검토하며 미래대응기금 재원으로 국채 상환이 가능하도록 명확히 규정하고자 했다. 하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재경부 장관을 초과 세수 사용의 주체로 정하는 의견도 기획처에 의해 묵살됐다"고 전했다.
또 재경부는 각종 기금의 여유자금을 통합 관리하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과 미래대응기금의 기능 중복을 우려하며 관련 조항 삭제를 요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검토의견서'에 따르면 재경부는 일부 개정안에 대해 "공공자금관리기능과 기능 중복·미래대응기금은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재정 안정화 장치 역할에 집중할 필요"라는 검토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미래대응기금이) 다른 기금의 여유자금을 직접 예수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조항을 삭제하라고 요청한 것이다"며 "기존 공자기금의 기능과 중복돼 재정관리 시스템을 흔들기 때문에 당연한 요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인 출신인 기획예산처 장관은 상급자인 경제부총리의 경고를 짓뭉개는 하극상을 벌여도 되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획처는 재경부의 공식 요구 10건을 모두 거부한 경위와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며 "청년의 미래를 소멸시키는 미래대응기금을 전면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국채 발행도 공자기금 시스템을 통해 운영해 오고 있다"며 "같은 기능을 미래대응기금도 수용한다면 재정 관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또 "40일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입법예고 과정을 무시한 채 4일만에 급속도로 통과시켰다"며 "졸속으로 추진하는 정권 쌈짓돈 프로젝트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 의원은 구윤철 전 부총리의 갑작스러운 경질 배경에 미래대응기금 관련 부처 간 갈등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구윤철 전 부총리는 반대 의견을 표명한 후 사흘 뒤에 경질 통보를 받았다"며 "과거 경제부총리는 대통령과 의논해 그만두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 관행이 깨진 것이 이번 사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부총리가 있고 기획예산처 장관은 그 아래 있는 장관의 한 사람인데 (검토 의견을) 단 한 글자도 반영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미래대응기금을 막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결정 과정을 명확히 따져봐야 한다"며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미래기금 졸속 독단입법 내부자료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10.22 scoop@yna.co.kr
sjkim3@yna.co.kr
김성준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