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송전탑 주민 반발로 전력 공급 차질…AI 인프라 옥석 가리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인공지능(AI) 인프라 열풍을 타고 고속 성장하던 호주 데이터센터 기업이 '지역 주민의 송전망 민원'이라는 현장 장벽에 가로막혀 주가 대폭락과 회사채 투매라는 연쇄 발작을 맞았다. 시장의 옥석 가리기로 준비 안 된 기업들은 퇴출당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22일 호주파이낸셜리뷰(AFR)에 따르면 호주 최대 상업용 데이터센터 개발사인 넥스트DC 주가는 전일 개장 단 40분 만에 42% 대폭락하며 시가총액 29억호주달러가 증발했다. 단 하루 만에 주가가 8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그림*주가 폭락과 함께 2030년 만기 회사채 금리까지 치솟았다. AFR은 며칠 새 200bp(베이시스포인트)가량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5% 내외의 금리가 7%대 후반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패닉의 직접적인 스모킹 건은 멜버른 서부 'M3 데이터센터' 확장에 필요한 전력망 공사 중단이다. 넥스트DC는 해당 단지 용량을 60MW(메가와트)에서 225MW로 확장하고자 66kV(킬로볼트) 고압 송전선로 설치를 추진했지만, 지역 주민들이 거대 송전탑 설치에 강력히 반발했다. 결국 전력 공급업체가 공사를 전격 중단했고, 대형 고객사 전력 공급 예정 시점이 2028 회계연도 이후로 밀렸다.
전력 연결이 막히자 넥스트DC는 2027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가이던스를 기존 대비 36% 기습 삭감하고, 시드니와 멜버른 내 미계약 신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4개의 설비투자(CAPEX)를 전면 동결했다. 크레이그 스크로기 넥스트DC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난관은 우리에게 매우 실망스러우며 주주들에게도 실망스러운 일임을 잘 알고 있다"며 "미계약 프로젝트의 설비투자를 동결한 것은 재무제표를 보호하고 재무적 선택지를 유지하기 위한 신중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AFR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공사 지연을 넘어 호주 데이터센터 업계 전체가 지역사회로부터 받아온 '사회적 수용성'이 박탈되기 직전임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앞으로 호주 전역의 데이터센터 반대 주민들에게 신규 개발을 지연시키거나 무산시킬 수 있는 성공적인 '템플릿(선례)'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전력선 지중화나 노선 우회 등 대체안을 찾더라도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인허가 장벽과 주민 민원이 격화하면서, 향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완공까지 기간이 더 오래 걸리고 비용은 급증하며, 수익성(마진)은 한층 얇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AFR은 "국채 금리가 급등한 환경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과도한 부채를 짊어졌거나 전력망 인허가 실체가 불분명한 개발사를 철저히 걸러내는 안목 있는 투자자(Discerning Investors)들이 됐다"며 "현장 인허가와 수익성 입증에 실패한 약한 플레이어들이 도태되는 엄혹한 자정 작용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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