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려아연 자사주 매수 정당"…영풍 8천300억 소송 패소
영풍-MBK "자리보전 위한 사금고화, 정당화될 수 없어"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부산=연합인포맥스) 주동일 기자 = 영풍이 고려아연[010130]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8천억원대 주주대표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을 통해 MBK와 영풍의 활동이 '적대적 M&A(인수·합병)'임이 명확해졌다고 주장하며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압박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김석범 부장판사)는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들을 상대로 낸 약 8천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통해 "'약탈적 자본에 의한 적대적M&A'임이 이번 판결을 통해 명확히 확인됐다"며 "회사와 경영진, 이사들을 압박하는 행태를 당장 멈출 것을 요구한다"는 뜻을 전했다.
아울러 "이번 판결을 통해 거대 자본의 이사 개인을 상대로 한 소송 압박 전략도 정당한 경영활동의 의사 결정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며 "이사 개인들이 거대 자본의 소송 압박에도 위축되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영풍은 2024년 경영권 다툼 당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83만원에 공개매수하려 했다. 이에 맞서 고려아연 이사회는 주당 89만원에 자사주를 공개매수하기로 의결했다.
영풍 측은 당시 1주당 56만원 안팎이었던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89만원에 사들여 회사에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해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주식 매수 과정에서 특정 목적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활용한 것 역시 상법 및 정관 위반이라며 같은 해 11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진의 자사주 매수 결정을 선관주의의무나 충실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사는 경영에 관한 판단을 할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며 "법령 위반 없이 합리적으로 이용 가능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 조사, 검토해 회사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 경영상 판단을 했고,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려아연 이사진이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경영권 위협으로 인지하고 외부 법률 자문과 법원의 가처분 결정 등을 검토한 뒤 자금 조달 방안을 전제로 판단을 내린 만큼, 해당 결정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고 보았다.
주식 매수 과정에서 상법이나 정관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법상 자기주식 취득가액 한도가 전체 규모를 제한하는 규정일 뿐 특정 목적 임의준비금을 사용한 것이 법령 위반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은 "개인의 자리보전을 위해 고려아연을 사금고화하고 막대한 채무를 떠넘긴 위법적 경영 행위가 이사의 재량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항소 계획을 내놨다.
diju@yna.co.kr
주동일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