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유럽 편도 20일 실증…재고 비용 경감으로 '고운임 모델' 수립 기회
마린가스오일 유가 급등 및 내빙선 한계…단기 채산성도 과제로 꼽혀
[출처: 해양수산부]
(부산=연합인포맥스) 주동일 기자 = 국내 첫 컨테이너선 북극항로 시범운항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북극해를 통한 해상 물류의 상업적·경제적 실효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과로는 획기적인 시간과 거리 단축이 꼽혔다. 기존 수에즈 운하 경로 대비 운항 거리는 약 35%, 운항 기간은 약 10일 단축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정기 스케줄화와 선대 대형화 등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오행록 북극항로추진본부 부본부장은 22일 해양수산부에서 열린 북극항로 시범운항 간담회에서 "시범 운항을 통해 쇄빙선 이용 없는 북극 항로에 대한 통항 실증을 했고, 기존 항로 대비 운항 거리 약 35%, 운항 기간 약 10일을 단축한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시범 운영에 참여한 업계와 유관기관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축적하고 그 결과를 업계 유관기관들과 공유할 계획"이라며 "선박 경로, 화물 등을 다양화하고 관련 협력도 강화하는 한편 선대 확충을 위한 내빙 선박 도입 선사 지원, 쇄빙 컨테이너선 기술 개발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 부본부장에 따르면 유럽 주요 항만까지의 편도 운항은 20.2일 만에 완료됐다. 이번 운항에서는 화학제품과 자동차 부품 등 737TEU의 수출 화물과 1천743TEU의 공컨테이너 재배치 물량을 수송했다.
전문가들은 수에즈 노선의 대체를 넘어 대륙횡단철도(TSR·TCR)와 기존 해상운송 사이에 위치한 새 고부가가치 물류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운항 기간이 대폭 줄면 화주 입장에서 한 달 이상의 재고 유지 비용과 관리 부담을 덜어 정시성이 확보될 경우 수에즈 노선보다 높은 고운임을 지불할 의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김정달 팬스타라인닷컴 이사는 "단순한 수에즈의 대체라고 보진 않고 신규 항로의 개설로 보시면 좋겠다"며 "생산자 입장에서도 재고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고운임을 할 의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적인 채산성 확보에는 명확한 한계와 과제도 드러났다. 준비 기간 부족으로 화물 모집을 위한 영업 기간이 한 달 미만에 불과했던 데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북극해 전용 친환경 연료인 마린가스오일(MGO) 가격이 톤당 1천300달러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벙커링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
또 투입된 선박이 가장 낮은 등급의 내빙선에 불과해 해수온 저하로 인한 결로 현상과 유빙 회피 등 기계적·운항적 한계도 노출됐다.
전문가들은 북극항로가 지속 가능한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기 스케줄화'와 '선대 대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김 이사는 "꼭 매주가 아니더라도 매년 8월에 20일 만에 가는 배가 있다는 정도 정기스케줄로 볼 수 있다"며 "화주 입장에선 배가 갈지 안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다릴 수는 없다 보니 만약 정기화된다면 경제성은 확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후 변화로 2030년경 여름철 북극 얼음이 대부분 녹으면 러시아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벗어난 경제적 항로 개척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손무성 한국선급(KR) 책임검사원은 "기초연구 하시는 분들은 2030년쯤 여름철에 얼음이 다 녹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러시아 경제적배타수역을 넘어서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diju@yna.co.kr
주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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