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달러-원 환율은 1,320원대에서 반등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전 자산 선호 분위기에 휩싸여 상방 압력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악화한 인공지능(AI) 투자 심리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쐐기를 박은 모양새다.
메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양호한 3분기 실적을 공개했으나 시장은 상장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잉여현금흐름(FCF) 적자 전환에 주목했다.
자본지출(CAPEX)이 전년 대비 80% 급증한 결과인데 그럼에도 메타가 AI 설비 투자를 늘리는 모습에서 과잉 투자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했다.
기술주 전반으로 급락 분위기가 번지면서 미 국채 가격이 급등하고 안전 통화인 엔화 역시 가파르게 뛰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개월 만에 5% 아래로 떨어졌고 달러-엔 환율은 158엔대에서 156엔대로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02% 올랐으나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1.21%와 2.60% 밀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72% 추락했다. 지난 6월 23일(-7.87%)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메타 주가가 6.98% 밀린 가운데 엔비디아(-4.40%), 브로드컴(-4.31%), 마이크론 테크놀로지(-6.26%), AMD(-8.10%), 인텔(-8.04%) 등 반도체 기업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이끄는 코스피 역시 하락 흐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도 점쳐진다.
위험 회피 움직임에 따른 원화 약세에 외국인 이탈로 인한 환전까지 더해지면서 달러-원이 강한 상방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불안정한 중동 정세와 뛰는 국제 유가도 달러-원 상방 재료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탄도미사일, 무인기를 동원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타격을 검토하는 기류가 흐른다.
이에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2.32달러(2.39%) 높은 배럴당 99.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 만의 상승세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물은 전장 대비 4.35달러(4.00%) 뛰어오른 배럴당 113.17달러에 장을 끝냈다. 브렌트유 종가 지난 5월 19일 이후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10달러를 웃돌았다.
대외 악재를 타고 그간 억눌렸던 매수세가 분출할 경우 달러-원이 1,33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한국은행이 전날 기준 금리를 연 3.00%로 동결하면서 낙관적인 성장 및 경상수지 전망을 내놓은 점은 달러-원 상승 시도를 억제하는 요인이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달러-원 환율이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외환 수급 개선 등으로 상당폭 하락했다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지난 8월 전망치인 3.3%와 2.9%를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앞서 추산한 4천5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반도체 기업을 필두로 수출 기업이 벌어들이는 달러화가 끊임없이 유입될 것임을 시사한다.
위험 회피 분위기에 달러-원이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 있으나 상수가 된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출회하면서 안도감이 일고 상단이 막힐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반복적으로 원화 저평가를 주장하며 달러-원 환율 하락을 예고하는 점 역시 상단을 견고하게 만든다.
원화와 연동되는 경향이 있는 엔화가 뛰는 반면 달러화는 내리막을 걷는 상황도 달러-원 상승 여력을 제한할 전망이다.
이날 한국은행과 기획예산처를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가 열린다. 신 총재가 또다시 원화 강세를 예고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이날 밤 미국의 10월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같은 달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가 발표된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전날 서울장 종가(1,324.20원) 대비 2.30원 상승한 1,326.50원을 기록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324.6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20원)를 고려하면 서울장 종가 대비 1.60원 오른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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