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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성 인정받은 고려아연…경영권 분쟁 분수령 될까

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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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가 제기한 1조원대 주주대표소송·손배소 기각

엇갈린 양측…4년째 이어진 경영권 갈등 향방에 관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출처: 고려아연]

(서울=연합인포맥스) 주동일 기자 = 영풍[000670]과 MBK파트너스 연합이 고려아연[010130]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총 1조원대 법정 공방에서 법원이 잇따라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주면서, 4년째 이어진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분수령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려아연은 '소송 남발' 중단을 영풍-MBK 측에 촉구하고 주주가치 제고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영풍-MBK는 위법 행위가 이사의 재량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즉각 항소할 계획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김석범 부장판사)는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약 8천370억원 규모의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정용신) 역시 MBK파트너스 측 특수목적법인이 고려아연 경영진을 상대로 낸 약 3천억원 규모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고려아연이 2024년 회사 소유의 한화 주식을 헐값에 매각해 손해를 입혔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경영상 위협으로 인지하고 외부 법률 자문과 법원의 가처분 결정 등을 검토한 뒤 판단을 내린 만큼, 선관주의의무나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자사주 취득 과정에서 특정목적 임의준비금을 활용한 것 역시 상법과 회사 정관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장병희·최기호 공동창업주가 함께 세웠다. 그간 최씨 일가는 고려아연을, 장씨 일가는 영풍그룹 및 전자 계열사를 경영해 왔다. 하지만 2022년 최윤범 회장 취임 이후 양 가문 간 지분 매입 경쟁이 가열되며 경영권 갈등이 가시화됐다.

2024년 9월 영풍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고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83만원(약 1조8천300억원)에 공개매수하며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이에 맞서 고려아연 이사회는 같은 해 10월 주당 89만원(약 1조8천900억원)에 자사주를 공개매수하는 대항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시 영풍 측은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배임 행위이자 정관 위반이라며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고려아연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자사주 공개매수와 자산 매각 등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회사의 이익을 위한 정당한 경영 판단이었음이 사법부로부터 명확히 입증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이사 개인을 상대로 천문학적 손해배상을 청구해 이사회를 위축시키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측은 국가기간산업으로서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영풍-MBK 측은 이번 판결이 최윤범 회장 개인의 자리보전을 위해 회사에 1조6천억원이 넘는 차입금 부담을 지우고 8천3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초래한 실질적 해악을 간과했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아울러 경영진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대규모 빚을 지고 그 부담을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일반 주주에게 전가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이사의 재량'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즉각 항소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잇따른 사법부의 판단이 향후 주주총회 표 대결과 분쟁 구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자본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려아연은 2029년 메가프로젝트 등 방향성이 명확한 플러스 요인이 있다"면서도 "경영권 분쟁은 귀금속 가격 등과 함께 단기적으로 주가를 지배하는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diju@yna.co.kr

주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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