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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변동성에 한국물 조달 직격탄…멈춰버린 외화채 발행

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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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기업들의 외화 조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녹록지 않은 시장 여건 탓에 이번 주 공모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을 위한 투자자 모집을 계획했던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은 조달 연기를 결정했다.

높아진 가산금리(스프레드) 레벨에 국가 신용등급과 동일한 신용도를 가진 공기업조차 외화 조달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힌 것이다.

역대급 활황을 이어갔던 글로벌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발행사에서 투자자 우위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눈높이 재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AA' 공기업조차 흔들…조달 금리 급등, 부담 불가피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무디스 기준 'Aa2')은 이번 주 공모 글로벌 엔화채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조달 연기를 택했다.

발행 전 투자자 의견을 사전에 조사하는 소프트 사운딩(Soft Sounding) 단계까지 진행했으나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스프레드 수준이 급등한 것을 확인하면서다.

글로벌 채권시장 변동성이 고조되면서 열흘여 만에 발행 스프레드가 10bp 이상 상승한 터라 무리하게 조달에 나서기보단 시장이 진정되는 국면을 다시 겨냥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LH(Aa2)도 이번 주 공모 달러채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을 계획했으나 시장을 찾지 않았다.

투자자 모집을 위해 이번 주 내내 시장을 살폈으나 높아진 금리 레벨을 감수하기엔 부담스러운 시장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이번 주에는 한국산업은행 신용보강('Aa2')을 활용한 대한항공만이 공모 달러채 북빌딩을 마쳤다.

대한항공 역시 북빌딩에서 주춤해진 투자 수요를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해당 채권의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이 10~15bp 수준을 웃돌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달 들어 미국 국채금리 변동성이 상당했던 만큼 투자자들이 한국물 매수를 위해 감수하겠다고 나서는 NIP 레벨 또한 대폭 높아진 셈이다.

대한민국 정부 신용등급과 동일한 AA급 공기업조차 부담을 느끼는 조달 상황이다 보니 하위 등급의 발행은 더욱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롯데렌탈은 지난달 공모 달러채 발행을 위한 북빌딩을 계획했으나 투자 심리 위축에 연기를 결정한 후 지금까지 조달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공모 한국물 조달 행렬이 차츰 마무리되는 국면이었다는 점은 부담을 다소 낮추는 요소다.

공모 달러채의 경우 삼성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정도만이 대기 중인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14년여만에 등장한 삼성그룹 계열사의 공모 달러채 조달인 데다 '삼성'이라는 상징성이 큰 만큼, 시장 여건이 녹록지 않더라도 수요 확보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제동 걸린 한국물 활황, 눈높이 재조정 불가피

문제는 대내외 여건상 이러한 분위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지난달 미국이 3년 2개월 만에 정책금리 인상에 나선 데다 하이퍼스케일러의 대규모 채권 발행과 각국 재정 우려, 중동 사태 등으로 글로벌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

아시아 발행물은 시장 변동성에 특히 취약하다는 점에서 한국물 역시 이러한 분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물은 투자자들의 거센 매수세 속에서 역대 최저 스프레드를 꾸준히 경신해 왔다.

그동안 가파르게 몸값을 높여왔던 만큼 투자자 우위로 상황이 바뀐 현시점에는 적정 가치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달라진 시장 환경에 맞게 발행사의 조달 눈높이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지속해서 제기되면서 높아진 금리 레벨이 향후 낮아질 것으로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점도 이러한 목소리를 뒷받침한다.

한국물 발행량 증가 가능성도 부담을 높이는 요소다.

한국물은 나날이 연간 발행 물량을 늘리며 역대급 조달량을 경신해 왔다.

여기에 내년에는 총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전담하는 한미전략투자공사의 조달이 더해진다.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역시 내년 한도를 역대 최대인 80억달러까지 늘려둔 상태다.

투자자 우위의 시장에서는 발행 물량 증가가 시장 전반의 스프레드 확대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조달 전략 등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인 만큼 재정경제부의 역외 금융기관 주관 업무 제한 규제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증권업 인가를 받은 외국계 하우스는 24곳에 불과했다.

이중 한국물 업무를 하는 증권사는 18곳 수준으로 추정된다.

미국 달러

[촬영 황광모]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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