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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김경림 홍경표 이민재 기자 = 인공지능(AI) 붐으로 부유해진 도시에서 연소득 수억원을 버는 가정까지 보육료 지원을 받고 있다. AI 기업의 고임금 일자리가 주거비와 생활비를 끌어올리면서다. 기술 산업의 호황이 도시 전체의 번영으로 이어지기보다 비(非)기술 업종 종사자의 생계 부담을 키우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시는 연소득 32만5천달러 이하인 4인 가구에 보육료의 절반을 지원한다.
연소득 23만5천달러 이하 가구는 무상 보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중위 가구소득의 3.5배가 넘는 소득을 올리는 가정도 보육료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셈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심리치료사로 일하는 존 마먼과 소아과 간호사 나쓰미 마키야마 부부는 두 자녀를 키우며 합산 연소득 약 23만5천달러를 벌고 있다. 부부는 4세 딸의 유치원 보육료를 지원받는다. 주택도 보유하고 있지만 생활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부부가 매달 내는 주택담보대출 상환액은 6천400달러다. 자동차 할부금과 보험료, 유류비로도 2천200달러를 지출한다. 통신비와 가정용 인터넷 비용은 월 300달러에 이른다. 식료품비는 주당 150달러를 웃돈다. 부부는 할인 상품을 찾아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고 음식물 낭비를 줄이려 애쓰고 있다.
마먼은 뉴욕타임스에 "식량을 배급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확실히 무엇을 얼마나 쓰는지 신경 쓰고 있다"며 "쌀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아이들이 남긴 음식도 내가 먹는다"고 말했다. 보육료 지원이 없었다면 샌프란시스코를 떠났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생활비 압박의 중심에는 주거비가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주택 임대료는 지난 1년간 26% 상승했다. 아파트리스트(Apartment List)가 집계한 침실 2개짜리 아파트의 중위 임대료는 월 4천640달러다. 단독주택 중위 가격은 200만달러를 넘어섰다. 대니얼 루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최근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임대료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AI 산업의 급성장은 이런 비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AI 기업들이 높은 임금을 지급하면서 주거비를 비롯한 생활비가 오르고, 기술 업종에 종사하지 않는 가정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루리 시장은 오픈AI를 비롯한 현지 AI 기업들에 시의 정책 사업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시는 보육료 지원을 통해 중산층 가정의 이탈을 막으려 하고 있다. 루리 시장은 간호사와 심리치료사, 경찰관, 소방관, 교사, 버스 운전사 등 도시 운영에 필요한 직업군의 종사자들이 샌프란시스코에 계속 거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뉴욕타임스에 "우리는 그들이 교외나 다른 주로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들이 머물도록 하려면 이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육 지원 프로그램은 2018년 주민투표로 도입된 상업 총수입세 재원 가운데 사용되지 않은 자금을 주로 활용한다. 550곳이 넘는 민간 보육시설에서 9천300명 이상의 아동이 혜택을 받고 있다. 가구는 자녀 한 명당 연간 최대 3만6천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시의 연간 프로그램 지출은 보육료 보조금과 보육 인력 교육·급여, 시설 개선 등을 포함해 2억3천800만달러에 달한다.
지원 대상은 저소득층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청에서 정책 보좌관으로 일하는 에마 헤어와 로봇 관련 AI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남편은 합산 연소득이 30만달러를 조금 넘지만 자녀 보육료의 50%를 지원받는다.
다른 가정들은 더 극단적인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고 있다. 와인 업계에서 일하는 비앙카 핀리와 크리스 트루잇 부부는 연소득 15만3천600달러를 벌지만, 신용카드 빚을 갚기 어려워 침실 2개짜리 임대주택에서 원룸으로 옮겼다. 월세는 4천17달러에서 2천280달러로 줄었다.
핀리는 뉴욕타임스에 "우리 주변의 시스템이 망가져 있다고 해서 우리까지 망가진 방식으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경림 기자)
[출처 : 연합뉴스 사진 제공]
◇ 호주 베이비부머 65% "자녀 첫 집 마련에 조기 증여"
호주 베이비부머 세대 10명 중 6명 이상이 자녀의 첫 집 마련과 고물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거액의 자금을 조기 증여하거나 대출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호주파이낸셜리뷰(AFR)가 종합금융기관 아스트랄리안 유니티의 최신 설문조사(60~80세 2천명 대상)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65%가 자녀나 손자녀에게 1만호주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기 지원했다. 응답자의 75%는 사후 상속보다 생전에 가족이 금전적 혜택을 누리는 편이 낫다고 응답했다.
자녀 지원의 가장 큰 목적은 첫 주택 구입 보증금 마련으로 집계됐다. 첫 집 마련을 위한 평균 지원액은 7만5천800호주달러였다. 자산 상위 25% 계층의 지원액은 평균 10만호주달러, 상위 5% 초고액 자산가는 50만호주달러에 달했다.
자녀를 돕게 된 최대 동기로는 응답자의 53%가 고물가·생계비 위기를 꼽았다. 주택 보증금 외에도 차량 구입, 교육비 지원, 부채 상환 등이 주요 지원 항목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노후 자금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거액을 지원할 경우 단순 증여보다는 법적 보호가 가능한 공식 대출 구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자녀의 이혼이나 파산 시 자산 손실을 방지하고 정부 연금 감액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재헌 기자)
◇ 앤트로픽, 연봉 34만달러 작가 채용…"인간 판단력 중요"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연봉 최대 34만5천달러를 지급하는 전문 작가 채용에 나서면서 AI 시대에도 인간의 판단력과 전략적 사고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최근 연봉 29만5천~34만5천달러를 제시하며 경영진의 연설문과 대외 메시지 등을 작성할 작가를 모집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최소 8년 이상의 경력을 갖추고 기술적 개념을 빠르게 이해하며 경영진의 사고를 구체화할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
마케팅프로프스의 앤 핸들리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속도가 저렴해질수록 판단력에는 프리미엄이 붙는다"며 "이러한 가치가 작가의 역할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전문 작가들이 단순히 문장을 다듬는 역할을 넘어 경영진의 전략적 조언자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핸들리는 "훌륭한 작가들은 무엇을 글에 포함하고 제외할지 판단한다는 점에서 항상 전략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공적인 작가는 단순히 언어를 다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외부에 어떤 생각과 리더십을 보여줄지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앤트로픽은 이미 AI를 통해 자사 업무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하고 있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기술 부서의 신규 채용에서 주니어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초 27%에서 올해 6월 9%로 감소했다.
콘텐츠마케팅파트너스의 조지프 브라우 편집장은 기업 작가에게 근거 없는 주장을 반박하고 과도한 약속을 피하며 부실한 콘텐츠의 발행을 막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높은 보수도 이러한 전문성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경영전략 전문가 조시 버노프는 작가의 가치는 콘텐츠 생산량이 아니라 실제 기업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가의 임무는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이며, 글을 쓰기 전에 이를 어떻게 달성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경표 기자)
◇ 문학계 'AI대필' 판별도구 신뢰성 논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확산하면서 문학계가 AI 대필 의혹과 AI 판별 도구를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짐바브웨 작가 심바라셰 쿤디제자는 지난 6일 단편소설 '블루 파이터'로 아프리카 문학상인 케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일주일도 안 돼 미국 시사지 디애틀랜틱은 AI 판별 도구 '팽그램'이 소설 거의 전체를 AI 생성물로 판정했다고 보도했다.
쿤디제자는 엑스(X·옛 트위터)에 "생성형 AI를 쓰지 않았다. 전적으로 내 작품"이라고 반박했다. 케인상 측은 쿤디제자에게서 초고 작성 이력을 받아 검토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영연방 단편소설상 수상작과 프랑스 공쿠르상 후보작 등을 둘러싸고 AI 사용 의혹이 잇따랐다.
그러나 일각에선 AI 판별 도구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한다.
팽그램은 오판 확률이 1만분의 1 수준이라고 주장하지만 CNN은 매일 쏟아지는 글의 양을 고려하면 판별 도구가 많은 사람을 잘못 지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애초 AI 사용 의혹이 비(非)백인 작가에게 집중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도일 캘훈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보수·우파 성향 온라인 담론의 반(反)흑인 기류와도 일부 관련이 있다"며 AI 사용 의혹이 백인 작가에게는 비백인 작가만큼 따라붙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연방재단은 팽그램을 쓰지 않고 초고와 메모, 작가 면담 등을 종합해 후보 작가 모두 AI를 쓰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라즈미 파루크 영연방재단 사무총장은 "판별 도구는 결정적이지 않다"며 "여러 증거를 함께 따지는 것이 가장 공정하다"고 밝혔다. (이민재 기자)
kphong@yna.co.kr
홍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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