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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조원 매수 끝낸 삼전·닉스…코스피 다음 '수급 방파제' 누구

2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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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양대 기업 자사주 매입 종료…外人 복귀·연기금 매수 여력 주목

코스피 급락 마감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및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454.59포인트(p)(7.57%) 하락한 5554.22로 거래를 마쳤다. 2026.10.15 cityboy@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국내 증시를 떠받쳐 온 5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수세가 사라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관련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면서 코스피의 향후 방향을 결정할 새로운 매수 주체가 누가 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에도 국내 증시의 하단을 지탱했던 기업의 직접 매수가 종료된 만큼, 앞으로는 외국인과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수급 변화가 지수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1일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지난 8월 20일부터 시작한 매입을 당초 예정된 11월 19일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마무리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총 40조43억원을 투입해 약 2천369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취득한 주식은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8월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약 15조원을 들여 5천685만여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로써 불과 두 달 사이 국내 반도체 양대 기업이 약 55조원을 증시에 투입한 셈이다.

◇ 55조원 '수급 방파제' 사라졌다…외국인 복귀가 관건

그동안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은 외국인과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매도 물량을 흡수하는 역할을 해왔다.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8월 20일부터 9월 23일까지 외국인과 개인은 코스피시장에서 각각 19조2천522억원, 23조3천214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타법인은 38조1천668억원을 순매수하며 이들이 내놓은 물량의 상당 부분을 받아냈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외국인과 개인, 기관에 이은 사실상 네 번째 주요 매수 주체로 기능했던 셈이다.

문제는 자사주 매입이 예정된 금액을 채우면 종료되는 한시적 수요라는 점이다.

기업들이 매일 일정 규모의 주식을 사들이던 시기와 달리 앞으로는 시장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매수에 주가를 의존해야 한다.

특히 외국인의 수급 전환 여부가 중요하다.

지난 21일 코스피는 외국인의 약 6천600억원 순매수에 힘입어 3.29% 반등한 5,735.66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5% 넘게 올랐다.

그러나 하루의 반등만으로 외국인 수급이 추세적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분석에서 자사주 매입이 종료되는 만큼 실적 확인 이후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의 매수 여력도 변수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관투자자가 이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느냐에 따라 코스피의 변동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수급 공백이 곧 하락은 아니다…실적·주주환원에 쏠린 시선

다만 5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종료를 곧바로 주가 하락 요인으로 해석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시각도 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과정에서 기존 기관투자자들의 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된 만큼 오히려 향후 매도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자사주 매입 종료를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근거로 볼 필요는 없다며 기존 매물을 소화한 반도체 대형주가 호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두 기업의 자사주 취득 목적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SK하이닉스는 취득 주식 전량을 소각해 발행주식 수를 줄일 계획이다. 이는 주당순이익(EPS) 등 주당 가치 지표를 개선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이번 자사주 취득은 임직원 주식 보상 등을 위한 것으로, 매입한 주식이 모두 소각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매입 규모 자체보다 향후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을 어떻게 배분하고 투자할 것인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우선 오는 28일 예정된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첫 시험대다.

시장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이 얼마나 지속될지와 함께 추가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으로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신뢰가 형성된다면 기업의 직접 매수가 사라진 이후에도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다.

반대로 실적 개선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에서 이익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주주환원책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수급 공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코스피의 향방을 단순한 매수 주체의 교체가 아니라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과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시험받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55조원의 기업 매수가 떠난 자리를 누가 채울 것인지는 기업의 실적과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의 회귀를 마냥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선 연기금의 등판, 그리고 기대 이상의 주주환원만이 최소한의 방파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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