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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은 지금] '경제부총리 휘하 아니다' 선 그은 기획처

2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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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응기금 놓고 재경부와 미묘한 기류

'경제정책 총괄' vs '예산 독립성'…정책 조율 시험대

이형일 경제부총리와 박홍근 기획처 장관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미래대응기금 추진 과정에서 양 부처의 입장 차이가 드러나면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기획처는 경제정책에서도 경제부총리의 지휘를 받는 조직이 아니라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맞물려 주목된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박 장관은 전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기획처가 경제부총리 휘하에 있느냐고 묻자 "아니다. 기획처는 국무총리 소속"이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기획처는 경제부처만은 아니다"며 경제뿐 아니라 사회 분야도 담당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박 의원이 "경제정책에 관해서는 부총리 휘하에 있냐"라고 재차 묻자 박 장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기획처는 정부조직법상 국무총리 소속인 만큼 원론적인 설명이지만, 최근 양 부처 간 이견이 표면화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실제로 미래대응기금 추진 과정에서 양 부처의 입장 차이가 확인됐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에 따르면 재경부는 지난 8월 기획처에 미래대응기금법 조문 7건의 삭제와 국가재정법 개정안 조문 3건의 수정을 요구했으나, 정부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재경부는 미래대응기금이 공공자금관리기금을 거치지 않고 다른 기금과 직접 자금을 주고받는 조항에 대해 기능이 중복된다며 삭제를 요구했다.

아울러 미래대응기금 재원으로 국채를 상환할 수 있도록 명확히 하고, 초과세수 사용 방식을 결정하는 주체를 재경부 장관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결국 초과세수와 기금 운용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는 문제와 맞닿아 있는 셈이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22일 종합국정감사에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재경부 의견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 23일 재경부 의견이 관계부처 협의 마지막 날 접수돼 국무회의 일정상 수정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국회 심의 단계에서 추가 협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 부처는 공동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긴밀한 협의를 강조하며 갈등설 진화에 나섰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차이는 여전히 남아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양 부처는 주요 정책의 주도권을 놓고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놓고 재경부가 구상하는 한국형 국부펀드와 기획처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 사이에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며, 중장기 경제전략 수립을 둘러싸고도 양 부처 간 신경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긴장 관계는 정부조직 개편 당시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재경부는 거시경제와 세제·국고·국제금융 등을 총괄하지만, 정책 추진의 핵심 수단인 예산 편성권은 기획처가 쥐고 있다.

더욱이 기획처가 중장기 국가발전전략 수립까지 담당해 양 부처의 영역이 맞물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구윤철 전 부총리가 지난 6월 간부회의에서 "재경부가 혁신·구조개혁의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문제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총리는 재경부가 '부총리급' 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경제현안간담회를 신설하는 등 정책조정 기능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첫 회의에는 박 장관도 참석했고, 30일에는 두 장관이 함께 확대 거시재정금융간담회에 참석하며 공조를 강조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협력 기조와 별개로 양 부처의 미묘한 입장 차이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경제정책 총괄권을 가진 재경부와 예산 편성권을 쥔 기획처 사이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정립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미래대응기금과 관련해 공자기금과의 기능 중복 문제, 국채 상환 근거, 초과세수 사용 권한 등 재경부의 요구 사항이 공개된 만큼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들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지도 주목된다.

경제부총리의 정책 조율 능력을 가늠할 시험대인 셈이다.

jhpark6@yna.co.kr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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