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LG유플러스[032640]가 해킹 사건 은폐 의혹으로 심한 고초를 겪고 있다.
이번 달 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홍관희 정보보안센터장(CISO·전무)이 증인으로 불려 나와 해명한 것도 부족했는지 지난 23일 종합 감사에서는 홍범식 사장까지 나와서 사법 판단에 따라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홍 CISO가 대고객 책임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 못하자 결국 사장까지 나와서 조건부로나마 약속하게 된 것이다.
사고 당시의 정황을 보면 이렇다. 지난해 7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LG유플러스에 해킹 사고를 알리자 LG유플러스는 침해 관련 서버 1대를 폐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자체 점검을 요청한 다음 날인 지난해 8월 12일에는 내부 서버 계정 비밀번호를 관리하는 서버의 운영체제(OS)를 재설치하고 '침해 사고 흔적 없음'이라고 통보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선서문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에게 제출하기 위해 위원장석으로 향하고 있다. 2026.10.23 nowwego@yna.co.kr
대표가 사과는 했지만 속 시원한 해명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 데이콤 출신인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홍관희 CISO에게 서버가 이중화돼 있는 것을 왜 보고 하지 않았느냐, 이중화돼 독립된 서버의 메모리가 공유되느냐고 따져 묻자 홍 CISO는 제대로 대답하기는커녕 보존 조치가 미흡해서 송구스럽다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국감에 나온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관계자는 이중화된 서버가 동기화됐다고 해도 해커 침입 흔적까지 복제가 되느냐는 말에 '그렇지 않다'고 확답했다.
또 한 의원이 OS를 재설치하면 재부팅 할 때 메모리 정보가 소실되지 않느냐 묻자 홍 CISO는 '소실되는 것으로 안다'고 시인했다. 침입의 흔적인 악성코드 파일이 삭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송기헌 과방위원장과 한준호 여당 간사, 최형두 야당 간사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8.19 eastsea@yna.co.kr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기는 하지만, 앞뒤 정황을 보면 증거를 없애 피해를 확인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하고 수사당국에 협조했으면 됐을 일을 서버 폐기·OS 재설치 소동을 벌이면서 사태를 키운 것은 오롯이 LG유플러스의 책임이다.
심지어 홍범식 사장이 '사법 판단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니, 그 말에 따르면 증거가 사라져 피해를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국감에서 대표의 체면만 구기고 실리를 취할 수 있으니 어쩌면 남는 장사다.
그러나 침해 사고로 정보가 유출됐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또 LG유플러스가 해킹 사고 위험에 이런 식으로 대응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SKT와 KT의 정보 유출 사고 반사이익으로 얻었던 고객기반도 취약해질 수 있다.
빈발하는 해킹 사고와 정보 유출은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항상 해킹의 위험에 노출된 통신사 입장에서 취약 지점을 노려 들어오는 해커의 공격을 100% 방어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과제일 것이다.
그렇기에 정보 유출 사고가 일어났을 때 고객이 원하는 것은 솔직한 책임의 인정과 빠른 수습, 그리고 합당한 보상의 제시다.
LG유플러스가 증거 인멸과 책임 회피로 통신사 3강으로서 쌓아온 인지도와 신뢰도를 갉아먹는다면 '소탐대실(小貪大失)'이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일이 될까 우려스럽다. (산업부 한종화 차장)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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