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자본시장국 소집…연내 대책 필요성 강조
코스닥 승강제 등 기존 정책도 지연…새 어젠다보다 실행이 관건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454.59포인트(p)(7.57%) 하락한 5554.22로 거래를 마쳤다. 2026.10.15 cityboy@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신진창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취임 이후 첫 주요 과제로 자본시장 정상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 온 증시 정상화를 위한 추가 방안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하라는 주문을 내놓으면서 금융당국 실무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미 자본시장 개혁 과제 상당수가 발표된 상황에서 새로운 정책을 발굴하기보다 기존 정책의 실행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내부 인식도 적지 않아서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 부위원장은 최근 금융위 자본시장국 관계자들을 소집해 증시 정상화 방안을 직접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통령이 강조해 온 자본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방향을 구체화하고, 연내 가시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사무처장에서 부위원장으로 승진한 신 부위원장이 자본시장 현안을 최우선 정책 과제 중 하나로 설정한 셈이다.
신 부위원장은 취임 당일에도 최근 자본시장의 변동성과 금융권 정보기술(IT) 사고,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을 거론하며 금융시장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1일에는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4대 정책 방향으로 신뢰와 주주 보호, 혁신, 시장 접근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 정책은 쏟아졌는데…코스닥 승강제 등 실행은 지지부진
문제는 자본시장 안팎에선 추가 증시 정상화 대책의 발굴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이미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상당수 정책을 내놓았지만, 일부 핵심 제도는 시행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어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3월 대통령 주재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부실기업 퇴출 강화와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저평가 기업 공표, 코스닥시장 구조 개편 등을 담은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상장기업의 주주가치 제고를 유도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대표적인 개혁 과제였던 코스닥 승강제는 당초 일정보다 상당 기간 늦어지고 있다.
이는 코스닥시장을 우량기업군과 일반기업군, 관리군 등으로 구분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승격과 강등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
당초 지난 7월 세부 개편안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벤처업계의 반발과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한 의견 수렴이 길어지면서 발표가 연기됐다.
한국거래소는 4분기 공청회를 거쳐 내년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지난 23일에도 편입 기준과 운영 방식 등 세부 사항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우량기업에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일반기업군에 대한 낙인효과, 시장 내 수급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맞서고 있어서다.
다른 정책들도 추진 단계가 제각각이다.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와 예외 허용을 위한 세부 기준은 마련됐고, 장기간 저평가 상태에 머무른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는 저PBR 기업 공표제도는 다음 달 2일 첫 시행을 앞두고 있다.
반면 코스닥시장 구조 개편처럼 이해관계 조정이 필요한 과제는 구체적인 시행 일정과 방식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 연내 추가 대책 주문에 실무진 고심…새 정책보다 집행력 시험대
이렇다 보니 금융위 또한 새로운 증시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라는 대통령의 주문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주주권익 보호부터 기업가치 제고, 부실기업 퇴출, 코스닥 활성화와 장기투자 유도에 이르기까지 주요 정책 의제는 이미 상당 부분 제시됐다는 판단에서다.
추가적인 정책을 발표하더라도 기존 방안과 차별화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시장 참여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제도를 단기간에 실행하기도 어렵다.
특히 증시 정상화는 단순히 주가를 부양하는 것을 넘어 시장의 신뢰와 기업지배구조,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정책의 효과를 단기간에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그렇다고 기존 정책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수준에 머물 경우 대통령의 증시 정상화 주문에 부응하기 어려워진다는 딜레마도 있다.
결국 신 부위원장이 마주한 과제는 새로운 대책을 얼마나 많이 내놓느냐보다 이미 발표한 정책을 얼마나 정교하게 실행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
자본시장국의 정책 구상뿐 아니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의 협조를 끌어내고, 국회 입법과 업계 의견 수렴이 필요한 과제들의 추진 속도를 높이는 조정 능력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그간 코스피가 고점 대비 40%나 꺾였는데도 손 놓고 있던 정부에 대한 시장의 불만이 커진 상황"이라며 "정부 개입을 우려하는 시선도 없지 않으나 지금은 현실적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jwon@yna.co.kr
정원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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