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연일 원화의 추가 강세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서도 그에 따른 내수 위축과 가계 부담은 원화 강세의 편익으로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26일 한은에 따르면 신 총재는 지난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현재로서는 아직 고환율인 상황에서 경제의 균형을 다시 맞추고 내수 쪽 활동을 증가시킨다는 면에서 추가로 강세로 가는 것이 좀 더 적절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의 수준보다 예측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환율이 움직이더라도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완만하게 움직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원화 강세라는 방향성과 환율 변동 속도에 대한 판단을 구분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외국계은행 주요 관계자는 "금리인상 사이클에서는 가계의 이자 부담과 내수 위축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총재는 환율 하락이 별도의 재정 비용 없이 저소득층의 실질구매력을 높이고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춰 이런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을 긴축의 비용을 덜어줄 또 하나의 정책 경로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효환율로 본 원화 가치…아직 저평가
신 총재가 추가 강세 여지를 판단하는 첫 번째 근거는 실효환율이다.
신 총재는 지난 22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국제결제은행(BIS)의 실효환율 기준으로 지난 8월 말 89로 장기 평균인 101을 밑돌고 있다며 원화가 예년보다 약세라고 짚은 바 있다.
또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서도 신 총재는 "원화가 실효환율 기준 장기 평균에 비해 여전히 약세를 보인다"고 답했다.
올해 초 원화가 이례적으로 저평가됐으며 최근 환율 하락은 이를 되돌리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https://naver.me/G9Uaj9TU
◇환율 10% 하락에 구매력 0.35%↑…저소득층 효과 두 배
두 번째는 원화 강세의 물가 안정과 구매력 개선 효과다.
한은이 지난 22일 발표한 '향후 민간소비의 회복 여건 점검' 이슈분석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가계의 실질구매력은 약 0.35% 개선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수입 최종재 가격 하락에 따른 직접효과가 0.15%포인트, 수입 중간재를 통한 간접효과가 0.20%포인트로 분석됐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구매력 개선 폭은 0.46%로, 상위 20%인 5분위(0.20%)의 두 배를 웃돌았다.
한은은 "저소득층일수록 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이 높아 동일한 수입물가 하락에 따른 부담 완화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급과 배당이 주로 고소득층의 소비여력을 높이는 반면, 환율 하락은 중·저소득층의 구매력을 개선해 소비 회복의 확산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인상 비용 덜어주는 원화 강세…수급 쏠림은 부담
시장에서도 신 총재가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와 별도로 가계 구매력 개선을 포함한 거시경제적 편익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이어 "신 총재는 환율 방향성에 대한 선호가 확실해 보인다"며 "원화 강세가 수입물가를 낮추고 실질구매력과 실질임금을 높이는 등 경제 전체에 가져오는 편익이 크다고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분명 기업 입장에서는 환율 하락이 부담이지만 거시경제 전체로 보면 다른 셈법이 가능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만 차후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함께 증시발 환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은 여전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또다른 헤지펀드 관계자는 "외환 당국이 1,320원대에서도 계속 아래로 더 간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으니 네고 물량은 더 급해지고 결제 물량은 기다린다"며 "역외에선 AI 업황이 흔들리면 한국이 제일 취약하다는 인식이 강해 주식을 팔고 있는 상황이라 나중엔 환시 변동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2026년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23 eastsea@yna.co.kr
syyoon@yna.co.kr
윤시윤
syyoon@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