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등급 유지에 한숨 돌려…정치 정체 속 독·프 금리차 확대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프랑스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단 피했지만, 유로존 채권시장의 '문제아'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평사의 공식 판정과 별개로 폭증한 재정 적자와 정치적 정체 속에 독일 국채(분트)와의 금리 차이(스프레드) 확대라는 구조적 현실을 감내해야 할 처지다.
2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번 정기평가에서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3'로,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몇 달간 조달 비용과 사회적 긴장이 일부 완화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2027년 재정적자 감축 예산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등급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회 분열에 따른 재정 통제력 약화와 부채 부담 가중을 이유로 '부정적' 전망을 바꾸지 않았다.
[출처: 프랑스 국채관리청(AFT)]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기준치(3%)의 두 배인 5.5~6.0%에 달하고, 부채 비율 역시 110%를 넘겼다. 여소야대 의회 구조 속 예산안 타결은 난항을 겪고 있다. 과거 최고 등급('AAA')을 수십년간 누려왔지만, 2010년대 들어서 공든 탑이 빠르게 무너졌다. 장기 방만 재정과 정치적 정체가 누적된 결과,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는 과거 재정위기국이었던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금리 수준을 위협하거나 역전당하는 '유로존의 취약고'로 전락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마이크 벨 RBC 블루베이 자산운용 시장전략 총괄은 "무디스의 등급 유지로 당장의 한숨은 돌렸지만, 정치적·재정적 불확실성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며 "연금 개혁 후퇴 등 정치적 정국이 더 악화해 향후 실제 등급 강등이 단행된다면 채권시장이 감내해야 할 상황은 '훨씬 더 가혹해질(get more ugly)'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전문가들은 이번 등급 유지를 단기적인 숨고르기로 보면서 프랑스 국채의 구조적 수급 악화와 재정 경고등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프랑스 국채 금리의 추가 약세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유로존 전반으로의 위기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내다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프랑스 국채 매도세는 향후 더 이어질 것이며 독·프 국채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200bp(베이시스포인트) 수준까지 추가 확대될 수 있다"며 "프랑스 국채는 당분간 유로존 채권시장의 가장 허약한 '문제아'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ING그룹 채권 전략팀은 "국채시장의 매도 압력을 해소할 열쇠는 프랭크푸르트(ECB)가 아닌 파리(프랑스 정치권)에 있다"며 "프랑스 정부와 의회가 신뢰할 수 있는 장기 재정 감축안을 타결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통화정책적 지원이나 금리 인하도 국채시장의 하방 압력을 반전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과거 유럽 부채 위기 때와 달리 이번 국채 변동성은 유로존 전반의 전염병이라기보다 프랑스 자체에 국한된 '고유 리스크(Idiosyncratic Risk)' 성격이 짙다"며 "유로존발 시스템 위기로의 확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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