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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12월에는 나란히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지만, 정치적 부담과 기존 금리 인상의 효과를 고려해 당장 추가 긴축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메르츠방크는 2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연준과 ECB가 오는 12월 기준금리를 각각 25bp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중앙은행이 추가 긴축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률이 있다. 미국의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은 3.0%를 기록했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웃도는 흐름이 5년 반 넘게 이어졌다.
유로존의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로존의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를 기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2.5%로 높아졌다. 코메르츠방크는 근원물가가 앞으로 수개월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역시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전기 대비 연율 3.5%로 전망했다.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는 전기 대비 0.3%다. 보고서는 이 같은 성장세가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Fed와 ECB는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됐다. ECB는 9월 회의에서 이미 금리를 인상했다. ECB 인사들은 물가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도 신중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연준에서도 동결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이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금리 인상이 반드시 연속적인 회의에서 이뤄질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최근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변수도 ECB 금리 결정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프랑스에서는 정부 부채와 정치적 갈등이 맞물리면서 재정 불안이 커지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에 따르면 프랑스와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 스프레드는 최근 약 175bp까지 확대됐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졌던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메르츠방크는 ECB가 추가 긴축에 나서면 프랑스의 국채금리가 더 오르고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국채시장의 불안이 전면적인 위기로 번질 경우 ECB가 개입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프랑스 국채시장의 상황이 악화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아 12월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미국에서도 정치적 부담이 변수다.
이번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는 미국 중간선거를 며칠 앞두고 열린다. 코메르츠방크는 이 시기에 금리를 인상하면 연준이 정치에 개입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추진하는 등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내년에는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코메르츠방크는 중동 지역의 원유 수송이 정상화하면서 국제유가와 에너지 가격이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은 2027년 말께 각 중앙은행의 목표치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근원물가 상승률은 꾸준히 하락하고, 유로존의 근원물가는 2027년 중반 이후에야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가 이미 경제를 제약하는 수준에 근접했다는 점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코메르츠방크는 ECB 정책위원 다수의 평가를 고려할 때 예금금리 2.75%는 긴축적인 수준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연준 위원들의 장기 균형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3.25%로, 12월 금리 인상 후 정책금리가 4.25%에 도달하면 이를 웃돌게 된다.
장기 국채금리 상승도 경기와 물가를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개선하고 국가부채 비율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기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장기금리는 경제성장과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메르츠방크의 마르코 바그너 박사는 각국 정부의 부채 부담이 중앙은행의 정책 운신 폭을 제약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제약 때문에 중앙은행들이 완화적인 쪽에 가까운 통화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계속 예상한다"며 "내년 물가 상승률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 코메르츠방크]
klkim@yna.co.kr
김경림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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