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최근 한국은행 내외에서 석유 최고가격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향후 물가와 금리에 어떤 압력을 줄지 주목된다.
국제유가가 좀체 하락하지 않는 상황에서 최고가격제가 해제된다면 당장 물가를 상당폭 올릴 수 있고, 금리에도 상방 압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2일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한 뒤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석유 최고가격제는 일시적으로 소비자 물가 억제 효과가 있지만 오래 지속될수록 가격 구조에 왜곡이 생기고 상당히 되돌리기도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가 사례를 봐도 상당히 재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감사에서도 해당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재정 부담이 논의됐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석유 최고가격제와 관련한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언론 등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이게 장기화되면서 갖는 재정의 부담이나 휘발유 소비 증가의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예비비와 내년 예산안에 올해 부분까지는 손실 정산을 반영시켜 놓은 상태"라면서 "지속적으로 시행했을 때의 우려 사항을 감안해 관련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재정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는 만큼, 석유 최고가격제가 조만간 출구전략을 찾는다면 내년 물가 상방 압력은 어느 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한은은 지난 8월 내년 물가를 전망하면서 최고가격제가 유지될 것을 전제한 바 있다. 최고가격제는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점차 하락하면서 자연스럽게 폐지될 것이라는 예상을 바탕으로 내년(2027년)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2.3%로, 근원물가 상승률은 2.5%로 각각 내다봤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한은 예상보다 크게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8월 당시 한은은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한 국제유가가 올해 하반기 84달러, 내년중 74달러 수준으로 전제했다. 중동 상황의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는 악조건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국제유가는 내년 85달러 수준으로 내다봤다.
현재(지난 23일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116.72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격차가 상당하다.
한은 관계자는 "당장 유가가 높은 상태에서 갑자기 최고가격제를 해제하지는 않지 않겠냐"면서도 "지금 유가 상황에서 해제한다면 당연히 물가는 튀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이 지속되는 기간이 길어지면 석유류 가격이 다른 품목으로 전이도 많이 될 것"이라며 "유가 수준이 8월 전망 패스보다 훨씬 높게 와 있어서 물가가 올라갈 요인은 많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금리의 상방 압력도 어느 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한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최고가격제가 해제되는 시점의 유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물가 기대가 움직이면서 최종 금리 상방 압력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정부에서는 최고가격제가 CPI를 0.6%포인트(p) 둔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는데, 최고가격제를 해제했을 때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상향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최종 금리 역시 현재 시장 기대 수준 3.5%보다는 높을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도 "최고가격제는 현재 물가에 매우 중요한 요소여서 해제 시 당연히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제도 유지에도 한계가 올 텐데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한편, 결과적으로 한은의 금리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또 다른 외국계 은행의 관계자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유가가 90달러 위에 있는 경우 CPI가 2%에 도달하는 시점이 늦어질 듯하다"면서도 "한은의 커뮤니케이션이 근원물가에 집중돼 있어 한은의 정책 경로에 큰 변동은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은 "물가는 결국 최종 수요 압력으로 발생하는 것인 만큼 최고가격제 여부는 결과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jhkim7@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