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틱카운슬 "차기 정부의 과제는 재정 신뢰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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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김경림 기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룰라 대통령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재정 건전성 개선으로, 재정 우려에 따라 금융시장도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고등선거재판소에 따르면 개표율 99.76%를 기록 중인 상황에서 룰라 대통령은 51.76%의 득표율로, 48.24%에 그친 보우소나루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주요 기관들은 브라질의 재정 여건에 계속해서 경고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 브라질의 성장률을 2.4%, 연말 물가상승률을 5.6%로 전망했다. 일반정부 총부채는 GDP의 97.8%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IMF는 의무지출 증가와 광범위한 세제 감면, 높은 이자 비용이 생산적 투자를 제약한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WB)도 경직적인 예산 구조와 지출 연동제가 재정 여력을 줄이고 있다며 연금 등 고령화 관련 지출 관리와 세입 기반 확대를 과제로 제시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신흥시장 담당 매니징 디렉터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알레호 체르본코는 "브라질의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80%를 웃돌고 재정적자는 연간 GDP의 9%에 육박하며, 두 자릿수 금리가 부채 상환 비용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룰라가 승리할 경우 기존 재정 체계를 유지하면서 공공투자와 사회지출을 보존하는 점진적인 재정 조정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을 설득하려면 부채 경로를 안정시킬 만큼 충분한 조정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체르본코 CIO는 "신뢰할 수 있는 재정 계획이 마련되면 국채금리에 반영된 위험 프리미엄을 낮출 수 있다"라며 "실질금리와 명목금리가 낮아지면 헤알화가 뒷받침되고, 국내 주식시장에도 강력한 상승 동력이 생길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의 애덤 골드스미스는 브라질 재정 분석에서 "재정 문제의 해법을 사회지출의 일률적인 삭감에서 찾기보다 연금 등 의무지출 구조와 세제 감면을 개혁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빈곤층 지원 프로그램과 공공의료 지출을 유지하면서 재정 부담을 줄일 여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브라질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것도 재정 신뢰의 회복이다.
지난 며칠 사이 룰라의 네 번째 집권 가능성이 거론되자 주식시장의 위험 대비 수익 균형은 악화했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보우소나루가 여전히 유력한 후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난 만큼, 앞으로 증시 하방 압력은 더욱더 커질 수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SG)의 중남미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인 데브 아시쉬는 "보우소나루가 우세하던 상황에서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자 위험 노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왔다"고 말했다.
브라질 통화인 브라질 헤알화와 브라질 채권 가격도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브라질의 한 펀드 매니저는 "룰라가 승리하면 기준금리 인상폭이 매우 클 수 있다"며 "오는 2027년까지 재정 균형을 맞추는 것이 극도로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브라질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13.75%로, 지난 9월 25bp 인하된 바 있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은 "미국 예측시장에서 보우소나루의 대선 결선 승리 확률을 80%선 근처로 보고 있었다"며 "룰라 후보가 승리하며 투자자들이 기존 베팅을 청산하면 급격한 자산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한 금융기관의 재무 담당자도 "보우소나루의 승리를 확신했었는데, 예상이 빗나갈 경우 시장이 급변할 수 있다"며 "대규모 포지션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전망했다.
미국계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룰라 승리로 브라질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폭이 작아질 수 있다"며 "재정 지출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금리 인하가 전혀 없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반에크는 "주가는 하락할 것"이라며 "우량 기업일수록 상대적으로 선방할 가능성이 크지만, 완전히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관측했다.
달러-브라질 헤알 환율은 지난달 말 5.22헤알 근처에서 거래되다 지난 주말 5.0헤알선을 하향 이탈했고, 대선 결과 윤곽이 드러난 현재 4.97헤알에 거래됐다.
브라질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12.685%를 나타냈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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