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헤알화 약세와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장이 우파 후보의 승리를 예상하며 선반영했던 자산 가격 랠리가 되돌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고금리에 따른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조정을 헤알화 표시 채권의 투자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재정 정책의 방향이 확인되기 전까지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어 분할매수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26일 허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이 선거 결과보다 당선 이후 정책 방향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재무장관 인선과 내년 예산 편성, 재정준칙 운용 방식이 향후 브라질 자산 가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았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금융시장은 우파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의 승리에 무게를 두며 강세를 보였다. 1차 투표 직후 헤알화 가치는 달러 대비 하루 만에 4% 넘게 상승했고, 브라질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6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금리도 일주일 동안 약 100bp 하락했다.
룰라 대통령의 당선으로 이 같은 강세 흐름이 되돌려질 경우, 헤알화 약세와 국채금리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 연구원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면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베어 스티프닝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헤알화 약세가 인플레이션 기대로 번지면 브라질 중앙은행(BCB)의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단기물 금리도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브라질 대선에서도 좌파 후보의 승리 이후 금리 상승이 나타났다. 2010년과 2014년, 2022년 대선 사례를 보면 결선투표 이후 한 달간 10년물 금리는 평균 38bp 상승했다. 상승 폭은 이후 석 달까지 확대됐다. 특히 2022년에는 한 달간 73bp, 석 달간 123bp 올랐다.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대선 전 강세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점에서 가격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헤알화 약세가 수입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기대 확대로 이어질 경우 브라질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단기물 금리까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허 연구원은 "재무장관 인선에서 시장 친화적인 인물이 발탁되거나 지출 통제 의지가 확인되면 초기 충격이 일부 되돌려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반대로 복지 확대와 채무조정 지원 등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는 정책이 이어지면 장기금리 상승세가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단기적인 가격 조정에도 중장기적으로는 헤알화 채권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금리에 따른 경기 둔화가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만큼, 성장세가 약해질수록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선거 이후 재정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되면서 채권금리가 높아진다면 투자자에게는 이전보다 유리한 진입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기적인 환율과 금리 변동에 일시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1~3개월에 걸쳐 매수 시점을 분산해야 한다"며 "재정 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이 확인된 이후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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