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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금융시장, 룰라 당선에 왜 발작하나

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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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브라질 금융시장이 '발작 증세'를 보이는 것은 룰라 정권이 재정 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공포 때문으로 풀이된다.

브라질 상파울로 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26일(현지시간) 오전 11시 10분 현재 브라질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전장 대비 15.16% 폭락한 173,997.41을 가리키고 있다. 장 중 낙폭은 17.34%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브라질 국채금리도 폭등세다. 5년물 금리는 320.30bp, 10년물 금리는 266.60bp 치솟았다. 달러-헤알화 환율도 전장 대비 11% 가까이 폭등하며 헤알화 탈출 러시에 나서고 있다.

헤알화는 이번 대선에서 룰라와 맞붙었던 우파 성향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대선 후보가 집권할 경우 브라질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해결하고 두 자릿수에 달하는 고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로 10월에 약 4% 상승 중이었다. 하지만 룰라가 당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우소나루 프라이싱은 일거에 삭제됐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글로벌 매크로 리서치 총괄은 "이번 결과는 보우소나루의 승리를 점차 가격에 반영해 가던 시장의 허를 찔렀다"며 "투자자들은 재정 건전화가 추진될 가능성을 더 높게 점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브라질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8%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GDP 대비 약 83%에 달하는 국가부채가 신흥국으로서는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며 이는 브라질 중앙은행이 13.75%라는 높은 기준금리를 유지하게 한 주요 배경 중 하나라고 경고한다.

보우소나루는 일정 수준의 재정 긴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룰라는 선거 유세 동안 주말 대중교통 무료화, 개인 부채 탕감, 복지 지출 확대 등 대규모 재정 지출 공약을 내세웠다. 이를 두고 룰라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그가 표를 얻기 위해 선심성 포퓰리즘을 남발한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승리에 베팅하던 투자자들은 헤알화 하락 베팅으로 몰렸다. 파생상품 거래소인 CME 그룹은 런던 거래 초반까지 브라질 헤알화 연계 선물 계약의 명목 거래 대금이 약 24억달러를 기록해 올해 일평균 거래량의 약 3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헤알화 선물은 현물 외환시장보다 유동성이 훨씬 작지만 달러 기반으로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트레이더들은 런던 시간 정오에 브라질 현물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헤알화에 베팅할 수 있다.

아비바인베스터스의 커트 놀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 직전 룰라가 발표한 추가 재정 지출 대책들은 시급한 재정 건전화를 시작해야 하는 출발점 자체가 이전보다 더 높아졌음을 의미한다"며 "신뢰할 만한 재정 경로가 빠르게 제시되지 않는 한 통화 약세와 장기 금리 및 실질 금리의 추가 상승이 다시 한번 시장의 규율 메커니즘으로 작동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리드는 "룰라는 역사적인 결선 투표 승리에도 불구하고 1차 대선 투표와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우파 정당들이 훨씬 더 의석을 많이 차지한 의회를 상대해야 한다"며 "여소야대 의회 구도가 실질적으로 더 완화적인 재정 정책을 추진하는 능력을 제약할 것"이라고 짚었다.

jhjin@yna.co.kr

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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