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전장 진출·SK는 메모리 강화…인수 목적 달라
하만은 수익사업 안착·솔리다임은 AI 수혜로 급성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수조원을 들여 인수한 하만과 솔리다임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발표 당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 '신의 한 수'라는 호평을 받은 반면,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 인수는 재무 부담과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솔리다임의 실적이 급증하면서 과거 인수 부담으로 지목됐던 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만 역시 안정적인 수익사업으로 성장했지만, AI·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삼성은 신사업 진출…SK하이닉스는 기존 사업 강화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최종 인수금액은 9조3천393억원이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TV 등에서 세계 선두권에 올라 있었지만 자동차 전장사업에서는 완성차 고객 기반이 부족했다.
하만 인수로 전장시장에 진입하고 기존 반도체·디스플레이·통신 기술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하만 인수를 사업 다각화 관점에서 '신의 한 수'라고 평가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2020년 인텔의 낸드사업을 9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기존 낸드사업에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기술과 고객 기반을 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인수자금 조달 부담과 낸드사업 확대에 따른 수익성 불안정을 우려해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실제로 인수 이후 낸드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솔리다임에 대한 부정 평가는 더욱 늘어났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적자 딛고 반전한 솔리다임…하만은 안정적 성장
솔리다임 사업을 영위한 미국 법인 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스(NPS)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약 5조4천800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그러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eSSD 수요가 확대되면서 실적이 반전됐다.
지난해 NPS는 개별 기준 매출 9조298억원, 순이익 7천36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종속회사를 포함한 매출이 12조2천507억원, 순이익은 5조8천396억원에 달했다.
하만은 꾸준한 실적 개선으로 안정적인 수익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매출 15조7천833억원, 영업이익 1조5천31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약 8조4천억원, 영업이익 약 6천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 전장사업 수주잔고도 2016년 약 240억달러에서 지난해 450억달러로 늘었다.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 등을 중심으로 완성차 고객 기반을 확대해 온 결과다.
다만 자동차 산업이 AI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기술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최근 독일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두 회사의 향후 과제도 다르다.
하만은 기존 전장사업을 AI·SDV로 확장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 솔리다임은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재원 마련이 관건이다.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로 새로운 산업에 진출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 인수 이후 장기간 적자를 감내한 끝에 AI 시대의 성장 기회를 맞았다.
이러한 M&A 전략의 차이에는 두 기업이 속한 그룹의 성장 경로와 사업구조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는 M&A로 성장한 기업이고, 삼성은 글로벌 공급망의 정점에 있는 기업"이라며 "양사의 DNA가 다를 수밖에 없어 새로운 사업을 위한 M&A 방식도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100년 가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끊임없이 찾아다닌다"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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