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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으로 심리로' 환율 좌우하는 반도체…실적 변수에 촉각

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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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Korea Semiconductors

A visitor passes by SK hynix' booth during a semiconductor exhibition in Seoul, South Korea, Friday, Oct. 16, 2026.(AP Photo/Ahn Young-joon) STAND ALONE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반도체가 한국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로 자리매김하면서 반도체 변수에 따라 환율이 좌우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역대급 수출이 원화 가치를 떠받치지만, 반도체 관련 투자 심리가 냉각될 때마다 원화가 약세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최근 달러-원 환율은 반도체 기업들의 꾸준한 달러 매도에 힘입어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1,560원 부근까지 뛰었다가 200원 넘게 하락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기업을 필두로 끊임없이 유입된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현재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끌어올려 원화 강세를 유발하는 동시에 막대한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를 공급해 달러-원 환율 하락에 직접적으로도 기여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은 최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달러-원 환율이 달러화 강세에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외환 수급 개선 등으로 상당폭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이 지난 8월 전망치인 3.3%와 2.9%를 상당폭 상회하고,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앞서 추산한 4천500억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반도체로 인한 원화 강세 환경이 당분간 지속할 것임을 시사한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원화 가치가 저평가됐다면서 추가 상승을 반복적으로 예고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0% 증가했는데 시장 예상치인 0.89%를 웃돈 수치다.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 투자가 호조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반도체가 원화 강세 재료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증시에서 반도체 투자 심리가 악화할 때마다 코스피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발생해서다.

일반적으로 원화는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떠나는 과정에서 약세 압력을 받는다.

최근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의 성장성에 의문부호가 찍히면서 반도체 관련주가 맥을 못 추고 있고 원화 상승세도 주춤하는 흐름이다.

앞서 원화는 반도체 주도로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나타난 외국인의 대규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으로도 강한 하방 압력을 받은 바 있다.

호재든 악재든 반도체와 연관된 투자 자금 유출입이 달러-원 환율을 뒤흔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원화가 반도체 이슈에 울고 웃는 모습을 보이자 외환시장의 시선도 반도체 및 핵심 수요자인 AI 기업의 실적 발표로 향하고 있다.

앞서 메타는 양호한 실적을 내놨으나 AI 과잉 투자 우려를 촉발해 코스피 폭락과 반도체주 약세, 외국인 주식 매도를 유발했다.

아직 투자 심리가 완전히 살아났다고 보기 어려운 가운데 이번 주 연달아 나오는 반도체, AI 기업의 실적이 반전을 이끌어낼지 이목을 모은다.

SK하이닉스가 오는 28일, 삼성전자가 29일 3분기 확정 실적을 공개하며, 빅테크 중에서는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가 28일, 아마존이 29일 실적을 내놓는다.

신한은행은 "메타가 대규모 자본 지출과 마이너스 잉여 현금이라는 난해한 성적표를 제시하며 하이퍼스케일러의 실적 시즌이 개막했다"면서 "미국 빅테크 실적에 국내 반도체 주식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다소간의 (환율) 변동성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화 BNK부산은행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아마존 실적이 변수"라며 "AI 수익성 우려가 커지면 미 국채 금리 하락으로 달러 약세가 이어질 수 있으나 위험 회피가 주식 투매로 번지면 오히려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들의 수익과 함께 주주환원 및 자본지출 계획이 시장의 관심사다. 특히 빅테크의 투자 계획은 반도체 수출과 연동되므로 눈여겨볼 대목이다. 또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주환원 계획은 환전 물량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번 주 외환시장에서는 주요국 통화정책회의나 한미 GDP보다 미국 빅테크 3사 실적 발표가 더욱 중요하다"며 "최근 원화 강세의 주요 동력은 반도체 수출인데 미국 빅테크의 공격적인 AI 설비투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설비투자의 지속 가능성이 화두"라며 "설비투자 축소 가능성이 부각되면 원화에 부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AI 투자 수익화 진전과 설비투자 확대 의지가 재확인되면 원화의 추가 강세가 지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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