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가 월가와 실리콘밸리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AI 관련주가 약세를 보이고 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가운데 앤트로픽의 상장 성패가 AI 산업 전반의 투자심리와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앤트로픽은 이번 IPO를 통해 최대 2조달러(약 2천70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1천억달러(약 133조원)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IPO가 주목받는 이유는 앤트로픽이 AI 산업을 주도하는 핵심 기업일 뿐 아니라 주요 빅테크와 투자 및 사업 관계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 매출의 절반 가까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알파벳의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발생한다. 이들 기업은 모두 앤트로픽에 투자하고 있다.
또 아마존과 브로드컴, 구글에는 약 770억달러 규모의 채권이 발행될 수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는 앤트로픽의 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위해 1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앤트로픽의 성장에 맞춰 클라우드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고 반도체 업체들이 AI 칩 공급을 늘리고 있는 만큼, 앤트로픽의 실적과 기업가치가 흔들리면 관련 산업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파이어벤처스의 공동창업자인 제이 다스는 "앤트로픽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낸다면 카드로 쌓은 집처럼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장주 투자회사 FTV캐피털의 브래드 번스타인 매니징파트너도 "앤트로픽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AI 산업 전체의 풍향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앤트로픽의 기업가치에 실적 변화가 반영되면 AI 벤처업계에 쏟아진 과잉 자본에도 연쇄적인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결국 시장 전반의 가치평가가 재조정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최근 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네오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호주의 퍼머스와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은 IPO 계획을 철회했다.
앤트로픽의 상장 성과가 부진할 경우 오픈AI의 상장 일정이 추가로 늦춰지거나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컨스트럭츠의 데이비드 트레이너 최고경영자(CEO)는 "AI 붐은 저렴한 신용과 자본시장 접근성이 언제든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관련 유동성이 고갈된다면 S&P500지수가 20% 하락할 위험이 있다"며 "하락 위험의 대부분은 AI 관련주의 기업가치에 집중돼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앤트로픽의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앤트로픽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15억6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7억8천700만달러에서 급증했다. 5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2분기에는 9억7천4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번햄파크캐피털마켓츠의 로히트 쿨카르니 최고AI책임자는 앤트로픽의 재무 실적에 대해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은 것 같다"며 "부정적인 내용이 더 많이 나올 수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 AI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여전하다.
다스 공동창업자는 현재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당시 광섬유 통신망 투자에 비유했다. 당시 상당수 기업이 파산했지만, 결국 구축된 인프라는 활용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수요가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jykim@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