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업체 생산 확대에도 "수요를 따라잡는 충분한 공급 보장 없다"
TSMC에는 자연재해·지정학적 갈등 우려 언급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미국 주식시장 상장 첫발을 뗀 인공지능(AI) 모델 업체 앤스로픽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제조사의 결정에 따라 사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AI용 메모리 반도체와 가속기가 부족한 가운데, 앞으로도 공급자 우위가 이어진다는 게 앤스로픽의 시각이다. 앤스로픽은 메모리 제조사의 생산능력 확대가 충분한 공급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고 진단했다.
◇ 칩 제조사의 물량 배분·공급 배제가 리스크
27일 앤스로픽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제조사의 물량 배분 결정이나 전략적 움직임에 따라 우리 비즈니스에 필요한 첨단 칩에 접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수의 기업이 AI용 메모리 및 가속기 시장을 과점하고 있고, 앤스로픽의 사업이 반도체 공급사의 결정에 따라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메모리를 탑재한 가속기를 사들이는 주요 주체는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업체) 등으로, 앤스로픽은 이같은 컴퓨팅 인프라 제공업체에 의존한다. 그럼에도 제조사가 직간접적으로 앤스로픽 사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이번 증권신고서에 언급했다. 특히 앤스로픽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제조사가 대형 구매자나 경쟁사와 독점적인 공급 계약을 맺는 상황을 가정했다.
또한 앤스로픽은 "컴퓨팅을 뒷받침하는 핵심 투입 요소에 제약이 생기면 충분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며, AI 연산에 쓰이는 가속기와 메모리의 공급 차질이 중대한 리스크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공급 확대에 관해 물음표를 남겼다. 앤스로픽은 "제조업체가 메모리 수요에 대응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나 이러한 노력이 신속히 수요를 따라잡는 충분한 공급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 대만 자연재해·군사갈등과 미국 수출통제도 리스크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도 핵심 제조사다. TSMC는 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업으로, 전 세계의 최첨단 칩은 대부분 TSMC 대만 사업장에서 생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도 TSMC가 제조한다.
앤스로픽은 이러한 지리적 집중 때문에 "지진·태풍 같은 자연재해, 대만·중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 대만 전력·용수 인프라의 취약성" 등이 리스크라고 거론했다. 대만에 영향을 미치는 군사적 충돌과 관세·봉쇄·자연재해 등이 전 세계 첨단 칩 공급망을 심각하게 교란할 수 있고, 그 교란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는 게 앤스로픽의 판단이다.
또한 앤스로픽은 "TSMC가 첨단 칩 제조에 대한 시장 수요를 온전히 충족하지 못한 적이 있었고, 앤스로픽도 적기에 충분한 물량의 칩을 확보하지 못한 적이 있다"며 "대만 또는 TSMC에서 첨단 칩 공급 제한이 발생하면 앤스로픽의 사업, 재무상태, 영업실적이 악영향을 받는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통상정책도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로 언급됐다. 앤스로픽은 회사가 의존하는 하드웨어 상당량이 미국 외 지역에서 만들어진다며 관세·수입제한·무역분쟁으로 발생하는 비용 중 일부를 직접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은 "미국 정부는 중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에 대한 첨단 칩 및 칩 제조장비의 판매를 제한하는 수출통제를 시행해왔고, 앞으로도 수출통제를 이어갈 수 있다"며 "향후 수출통제 정책이 바뀌면 앤스로픽이 의존하는 컴퓨팅 자원의 가용성이나 가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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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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