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흑자가 자본유출 상쇄…"달러 추가 강세 폭 크지 않아"
대신증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대신증권은 달러 공급 우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에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주식시장이 반도체 업황의 장기 지속성에 대한 의문으로 부진한 것과 별개로, 당장의 외환시장에는 달러가 대거 유입되고 있어서다.
이정훈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7일 '2027년 경제 및 환율 전망: 후반전을 향해' 보고서에서 "최근 원화 강세의 핵심은 수급"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역사적인 달러-원 환율의 조정 폭과 국민연금의 환헤지 중단에 대한 경계심 등을 감안하면 1,320원 안팎이 단기 저항이 될 수 있다"면서도 수급의 힘과 내년 상반기 달러 약세가 추가 하락을 이끌 것으로 봤다.
최근 무역흑자 규모가 예상보다 더 커지고 있어, 적어도 내년까지는 수급의 영향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원이 지난 7∼8월 급락한 뒤 하락 속도가 다소 진정됐지만, 원화 강세 압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이후 글로벌 달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을 반영해 강세로 돌아섰는데도 달러-원은 하락세를 이어갔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10월에는 달러인덱스가 연고점을 경신하고,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도세도 다시 확대됐으나 달러-원은 오히려 연저점을 새로 썼다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의 출발점으로는 올해 여름 수출업체들의 달러 공급이 본격화하고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도 규모가 줄어든 점을 지목했다. 이후 거대한 무역흑자가 자본유출 압력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커지면서 외환시장의 중심 재료도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3년간 외환시장을 지배하던 내러티브는 자본유출"이라며 "이제는 다시 무역수지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 개선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제시했다.
팬데믹 이후 한국 경제 부진으로 미국과의 성장률·금리 역전이 고착화됐지만, 올해 들어 이러한 흐름이 반전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미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 상승 추세를 하향 이탈한 환율이 가계와 기업의 환전 심리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그간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가 고착화됐던 탓에, 가계와 기업은 달러 매도를 지연시키고 저가매수 심리를 부추겼다"며 "해외투자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흐름이 완전히 되돌려질 수는 없겠으나, 이번 환율 급락이 가계와 기업의 환전 행태에 어느 정도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외적으로는 미 연준의 긴축 종료가 내년 상반기 원화 강세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의 추세 자체가 불안한 상황은 아닌 만큼, 연준이 다소 더 매파적으로 움직이더라도 금리 인상은 내년 초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과거에도 달러화 가치는 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긴축 사이클 중후반에 고점을 먼저 형성한 뒤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채권시장이 연준의 최종금리 상단을 최대 5%까지 반영하고 있는 만큼, 달러의 추가 강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내년 상반기에 약세를 나타낸 글로벌 달러는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가 내년 상반기 연준 긴축 종료 시점에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였다가, 하반기 에너지 가격 추가 상승과 함께 재차 약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마찬가지로 달러도 하반기 반등을 예상한다"며 "내년 유로화 가치는 통화정책보다는 에너지 가격의 향방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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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kim2@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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