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원, 금 보관·결제 규정 개정 예고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은행이 금 생산·유통 등 실물사업자가 아닌 기관으로는 처음으로 한국거래소(KRX) 금시장 자기매매회원으로 참여한다.
13년 만의 실물 금 매입 재개를 앞두고 한은 전용 매수·결제계좌도 별도로 마련된다. 한은의 금시장 직접 참여를 위한 거래소의 제도 정비에 이어 예탁결제원의 보관·결제 인프라 구축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예탁결제원은 전일 '금지금보관및결제등에관한규정'과 시행세칙 일부 개정안을 예고했다.
개정안은 한은이 KRX 금시장의 거래·결제·보관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수출 예정인 국내 생산 금을 국제 금 시세를 기준으로 매입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예탁원은 한은을 "호가입력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최초의 비(非)실물사업자 자기매매회원"으로 명시했다.
KRX 금시장의 자기매매회원은 고객 주문을 중개하지 않고 자기자본을 이용해 직접 거래하는 회원을 뜻한다. 현재 금시장 자기매매회원은 금 생산·수입·유통업체 등 실물사업자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현행 KRX 규정상 은행과 한은 등도 자기매매회원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실물사업자만 자기매매회원으로 참가해왔다.
한은이 시장에 들어오면 금 실물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기관으로서는 첫 사례가 되는 셈이다. 예탁원은 현재 실물사업자만 자기매매회원 자격으로 시장에 참여 중이라고 개정안에 명시했다.
한은의 거래를 위한 전용 결제망도 구축한다.
예탁원은 기존 '협의대량매매계좌'의 명칭을 '한국은행전용협의대량매수계좌'로 바꾸고, 별도로 '한국은행전용금지금결제계좌'를 신설한다.
한은의 금 매입분은 일반 금 거래와 분리해 결제된다. 매도회원의 분리보관계좌에서 예탁원의 한은전용결제계좌를 거쳐 한은의 전용 협의대량매수계좌로 금이 넘어가는 구조다. 기존처럼 매도자의 혼합보관계좌를 거치지 않고 분리보관계좌 사이에서 직접 계좌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한은이 사들이는 금과 일반 시장 참가자가 보유한 금이 보관·결제 과정에서 섞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거래소도 지난달 한은의 시장 참여를 위해 KRX 금시장 운영규정과 시행세칙 등을 개정 예고했다. 한은은 일반 투자자와 경쟁매매하는 대신 금지금공급사업자와 가격과 수량을 사전에 협의하는 협의대량매매 방식으로 금을 사들이게 된다. 관련 거래소 규정은 오는 12월 14일부터 시행된다.
한은의 13년 만의 실물 금 매입도 이 시기에 맞춰 추진되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12월 14일께 관련 전산시스템 구축을 완료하면 첫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입 검토 물량은 1톤 내외다.
한은은 지난 2013년 이후 실물 금 추가 매입을 중단해왔다. 올해 들어서는 외환보유액의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기 위해 2분기 중 2억5천만달러 규모의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한 데 이어 국내 생산 금을 활용한 실물 투자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생산업체가 해외로 수출하려던 금을 원화로 사들이는 만큼 외화 유출 없이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탁원은 이번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다음 달 15일까지 받은 뒤 관련 절차를 거쳐 한은의 금시장 참여에 맞춰 시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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