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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한이임 기자 =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멈춰 선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현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정부가 법적 구속력을 갖춘 전문 중재기구를 처음으로 도입한다.
28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부가 앞서 발표한 8·13 주택공급 대책의 후속 입법 조치다.
개정안의 핵심은 국토부 장관 소속으로 '정비사업분쟁중재위원회'를 신설하고, 중재판정에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부여한 점이다.
그간 도시분쟁조정위원회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 논란을 겪었던 것과 달리, 중재위 판정에는 사법적 효력을 얹어 분쟁을 신속하게 정리하겠다는 취지다.
중재위는 법조인과 정비사업 전문가 등 50인 이내로 구성되며, 5인으로 꾸려진 중재부가 중재절차 개시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중재판정을 내려야 한다.
필요한 경우 한 차례에 한해 60일 더 연장할 수 있다.
개정안에 자료제출 요구권과 사실조사권 등을 명시해 과거 공사비 검증의 한계로 지적됐던 시공사의 자료 미제출 문제도 보완했다.
특히 개정안 제121조의8 제3항에는 "중재부는 객관적인 중재판정을 위해 전문기관에 감정·검증 등을 요청하거나 사실조사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신설됐다.
국토부는 이 조항을 토대로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 경험이 있는 한국부동산원에 감정·검증 실무를 맡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부동산원은 현행 도정법 제29조의 2에 따른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정비사업 갈등 완화를 위한 사전 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국토부는 부동산원의 축적된 공사비 데이터와 전문성을 접목할 경우, 수년씩 걸리는 법원 소송을 대체해 신속하게 갈등을 매듭짓고 사업 정상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부동산원을 통한 감정·검증 방식이 실제 분쟁 해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사비 갈등이 시공 계약 해지로 치달을 경우 핵심 쟁점은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액 산정과 완성된 부분이 전체 공사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액수를 따지는 기성고 감정인데, 신설 중재위가 이를 면밀하게 갖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중재기구 자체가 면밀하게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어렵고, 부동산원 역시 기성고 감정 등을 진행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품은 당사자가 이행을 거부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걸면 결국 법원에서 정밀 감정을 다시 해야 하는 '이중 절차'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당사자 쌍방이 판정에 따르기로 합의해야 중재가 개시된다는 점도 현실적 장벽이다.
수천억 원의 이해관계가 걸린 시공사와 조합이 리스크를 안고 선뜻 중재에 합의할지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한편 해당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에 회부돼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yyhan@yna.co.kr
한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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