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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범의 브레인스토밍] 가격에서 물량으로 전이될까

2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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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높은 명목성장과 소득성장을 불러왔던 반도체 가격 상승은 수출 증가와 그 수출 증가의 그림자와 같은 기업이익 증가를 통해 주가, 금리, 환율 등의 거시경제 변수에 큰 영향을 주었고, 주식시장, 외환시장, 채권시장은 공히 큰 변동성을 보였다.

위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모든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이자 동력이었던 수출은 그 증가추세를 유지하며 아직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년대비 수출 증가율은 체증하고 있으며(증가율 자체가 오르고 있으며), 전기대비 증가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2026년 하반기에도 명목성장률과 소득 증가율은 전년대비 20%를 넘나드는 높은 수준을 보여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지속적인 수출 증가와 그에 따른 명목성장 및 소득 증가에도 최근 시장금리는 하향안정화되고 있다. 그동안 금리가 급격히 상승했던 것에 대한 피로감, 정부의 시장 안정화 노력, 환율 하락으로 인한 물가 상승압력 완화, 주가의 급격한 하락에 따른 고정금리자산 수요 증가 등이 금리의 상단을 제한하였고, 그에 따라 그동안 집행을 미루었던 채권투자자금이 유입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원적인 이유는 과연 가격상승에 따라 늘어난 명목생산과 소득이 물량 증가로 전환되어 실질생산을 증가시키고 소비와 물가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겠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아닌가 생각한다. 과거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교역조건 개선과 그에 따른 명목성장의 증가가 통화정책 환경을 바꾸고,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여 많은 참가자가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파른 명목성장과 그로 인한 물가 상승 가능성은 이미 노출된 재료이고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 가격효과가 지속적인 실질총생산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올해의 금리상승은 지속 가능하기 어렵고 현재의 금리 수준도 균형 수준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들도 있다.

민간소비를 엿볼 수 있는 신용카드 승인액 증가율을 보면, 2026년 들어 2025년 대비 높아지고는 있지만 기준금리를 3.5%까지 인상했던 2021-22년에 비해서는 그 증가율이 1/2 정도로 소비 증가가 GDI 증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한국은행이 최근 이슈분석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반전한 7월 이후 내수의 중요한 지표인 백화점들의 전년대비 매출 증가율은 급격히 하락하였으며, 이는 관련 주식의 급한 조정을 유발하였다.

물량기준 수출입을 보면 그 증가율이 높기는 하지만 증가율 자체가 체증하는 국면은 아니고 20% 수준에서 증가율이 유지되는 국면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부 반도체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누리는 데 반해 일반 경제주체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무척 냉랭하다는 점이 현재가 경기의 고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체감경기는 아래의 통화량 지표에서 그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부문별 M2 통화량 증가율을 보면 2026년 들어 비금융기업의 유동성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가계의 유동성은 소폭 증가하다가 마이너스 증가율로 전환하였다. 2026년 중 가계의 M2 보유액 감소는 63.8조원에 달하는 반면 기업의 M2 증가는 188.5조에 달했다. 가계대출잔액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므로, 줄어든 가계의 유동성이 부채상환에 쓰였다고 볼 수는 없다. 아마도 줄어든 가계의 M2는 주식시장으로 이동했을 것이다. 2월과 3월에 매입한 주식은 손실을 보고 있지 않겠지만 5월 이후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자금은 현재 평가손실 상태일 것이다. 즉, 늘어난 기업의 영업이익은 국민계정에 GDI 증가로 잡히고 있지만 아직 기업 밖으로 본격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지 않은 반면, 소비의 주체인 가계의 유동성은 주식시장으로 이동하였고 현재 평가손실 상태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 증가에 따른 내수 개선과 같은 체감경기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위에서 살펴본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이 투자/임금/배당/세금 등의 형태로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얼마나 빨리 타 경제주체들에 환류되느냐는 가격상승에 의한 높은 명목성장이 실제 물량 증가를 수반한 높은 실질성장으로 전환될 수 있느냐에 매우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반도체기업들의 주주환원과 성과급 지급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을 경제시스템으로 환류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모두 순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 혹은 50% 이상의 주주환원을 약속하였음을 생각하면 주주환원에 따른 유동성 환류금액은 수백조에 달하는 금액으로, 2026년 중 감소한 가계의 M2 유동성 규모를 상회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법인세와 성과급 지급도 기업보유 M2의 환류 규모를 늘릴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높은 명목성장이 물량 증가를 동반한 높은 실질성장으로 이어질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시기는 배당, 조세납부, 성과급 지급 등이 행해지는 2027년 1분기 말 이후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전까지는 높은 명목성장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완전히 지우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높은 명목성장과 GDI 증가 등이 시장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가격상승이 여러 경로를 거쳐 실질생산 증가로 연결된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추가적인 금리상승이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주가가 추세를 반전하여 강한 상승을 하지 않는 한, 시장은 명목성장이 실질성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올 때까지 명목성장의 효과에 대한 의심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아마도 그 증거가 나오는 시점은 반도체기업의 이익이 다른 경제주체들에 본격적으로 환류되는 시점일 것이다. (유창범 WiseFriend 대표)

장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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