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운용사들, 앞으로는 현금성 마케팅 못 한다
금감원·금투협, '보상형 마케팅 금지' 제도에 못박기로
해외주식 등 고위험상품은 내용·형식 불문 보상형 금지
[사진: 신민경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금융당국이 증권·운용 업계의 과도한 현금성 마케팅에 제동을 건다.
거래실적에 비례해 현금이나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원천 금지하고, 해외주식 등 고위험 상품에 대한 보상형 마케팅도 전면 차단하기로 했다.
28일 금감원은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을 손봐 거래금액 연동 방식의 이벤트와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대상 보상형 이벤트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연합인포맥스가 10월 23일 보도한 '금감원, '해외주식 현금성 마케팅' 원천 금지 추진' 제하의 기사 참고)
그간 증권사와 운용사들은 고객의 매매 실적에 따라 고가 경품을 제공해 왔다. 8천만원 상당의 해외주식 100주, 5천만원 상당의 자동차 등 고가 경품 등이다.
금감원은 업계 경쟁 심화에 따른 과도한 재산상 이익 제공으로 건전한 경쟁 질서가 저해되고 투자자 피해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재산상 이익이란 투자자들에게 업무와 관련해 제공하거나 받는 금전·물품이다. 금투업자가 이벤트를 통해 지급하는 현금·상품권, 증권사 대납 유관기관 수수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현행 금융투자업규정은 '일반인이 통상 이해하는 수준'에 반하는 이익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구체적인 한도나 내부통제 수위는 자율규제인 협회 규정에 위임하고 있다.
금감원은 우선 거래금액 연동 이벤트가 단기매매와 불필요한 과당매매를 유도해 투자자 손실 가능성을 증대시킨다고 판단했다.
거래횟수·거래대금 비례 보상을 할 경우 증권(운용)사와 투자자 간 이해상충 발생 소지가 있단 점도 지적했다. 투자자들 거래대금이 늘수록 증권사 위탁매매 수익이 증가하는 식이어서다.
거래금액·횟수별 보상은 증권사가 고객의 매매를 늘리기 위해 적극 활용해온 판촉 수단이다.
일례로 모 증권사는 국내 상장 ETF와 ETN을 대상으로 거래대금 기준을 충족하면 하루 최대 500만원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루 500억원 이상 거래 시 500만원, 200억 이상 거래 시 160만원을 지급하는 등 계단식 지급구조다.
이런 형태의 마케팅은 '체리피커' 성향의 개인투자자들의 비정상적 단기·과당 매매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
이에 금감원은 국내주식 등 일반 상품에 대한 마케팅 규제를 기존 대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거래 횟수'나 '거래대금' 등과 연동한 재산상 이익 제공을 원천적으로 금지한다. 더 큰 금액을 거래하거나 더 자주 거래한다는 이유로 보상을 더 주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미다.
[이미지: 금융감독원 제공]
아울러 금감원은 '해외주식'을 투자자 보호가 필요한 고위험 상품군에 포함하고 보상형 마케팅 일체를 금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부터 증권업계에 내렸던 '해외주식 마케팅 금지령'을 제도적으로 못 박은 게 핵심이다. 금감원은 앞서 고환율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업계 간담회를 통해 증권사들에 해외주식 마케팅을 자제하라고 당부해 왔다.
금감원은 세부적으로 해외주식뿐 아니라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 신용공여(빚투) 등도 고위험 상품에 포함했다. 레버리지 ETF 거래를 위한 사전교육 이수 시 현금·상품권을 지급한다든가, 신용거래 신규·우량 고객에 현금을 지급한다든가 하는 경우가 앞으로는 금지된다.
금감원은 "고위험 상품에 대해선 내용과 형식을 불문하고 재산상 이익 제공에 해당하는 이벤트를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처럼 고위험 상품에 강한 잣대를 적용한 배경에 대해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등은 일반 상품 대비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 피해를 사전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이벤트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금 손실 위험, 채무자 상환 위험, 환율 변동 위험 등을 감안했다"며 "미국 주식 투자 20% 수익 시에도 환율 고려 시 수익률은 3~5%로 대폭 축소한다"고 밝혔다.
또 금감원은 "각 증권사도 고위험상품을 투자권유 유의 상품으로 지정해 투자권유를 제한하고 있고, 해외투자상품의 경우 위험등급 산정 시 1등급 이상 상향 조정 중"이라며 "투자성 상품 위험등급 가이드라인에선 환율 변동성 위험을 고려해 종합 위험 등급을 1등급 상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환 변동성이 클 경우엔 2등급 이상 상향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번 제도 개선으로 단기·과당 매매 및 고위험 투자를 유도하는 이벤트를 사전 예방할 수 있단 취지다.
다음 달 중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연말까지 규정 개정을 마칠 계획이다. 업계 시행 시기는 내년 1월부터다.
다만 규정 시행 전이라도 제도 개선 취지를 고려해 협회와 업계가 이번 개선안에 저촉되는 신규 이벤트는 실시하지 않게끔 지도하겠다는 방침이다.
mk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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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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