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역할 어디까지…복지·공익투자 고민
GPIF, 1990년대 복지차 리조트 개발 '쓴맛'
뉴욕시·주, 공공주택 투자에 입장 엇갈려
(도쿄=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최근 국민연금공단의 공공주택 투자를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연기금에서도 주택 문제 등 사회적 문제에 참여하는 방안을 두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공적 연기금협회(AIF) 아시아태평양(APAC) 지부는 28일 일본 자본시장의 최대 IR(설명회) 행사인 재팬위크를 맞아 도쿄 메이지야스다빌딩에서 '도쿄 투자자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급변하는 거시경제 환경과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기관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운용 전략을 논의했다.
현장에는 글로벌 연기금과 국부펀드,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 투자자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연기금의 역할이 수익자를 위한 수익률 제고를 넘어 사회적이고 공익적 영역으로 확대해야 하는 고민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기관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넘어선 투자 활동이 부정적인 운용 결과를 낳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일본 공적연금(GPIF)의 전신은 지난 1980년대 가입자의 여가와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전국에 대형 리조트와 호텔, 스포츠 시설 등을 건설했다. 하지만 시설 이용률이 저조하고 방만한 운영, 1990년대 버블 경제 붕괴까지 겹치면서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다. 최종적으로 사업 철수를 결정해 큰 손실을 남겼다.
한 글로벌 연기금 관계자는 "정부가 사회적으로 유익하다고 판단한 사업은 많았지만, 기금에 적절한 수익을 가져다주지는 못한 사례가 있었다"며 "GPIF는 설립될 당시 법률에는 가입자가 낸 비용에 대한 경제적 수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매우 명확하게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GPIF는 지난 2015년 공제연금이 후생연금으로 통합하면서 투자원칙을 명문화해 기금 운용의 기준을 정립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여당을 중심으로 국민연금 기금 일부를 공공주택에 투자해야 한다는 논의가 번지고 있다.
다만 연기금의 자산운용을 두고 정부 등 외부 이해관계자의 시각이 항상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미국 뉴욕시와 뉴욕주는 공적 기금이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 사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두고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뉴욕시는 우호적이지만, 뉴욕주에서는 수탁자 의무를 우선해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다른 연기금 관계자는 "연기금은 장기 수익률을 유지하고, 수급자에 대한 지속 가능성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수익자 충실 의무와 정책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잘 유지하려면 우선순위의 위계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기금이 수익률을 최우선으로 하는 운용 원칙이 반드시 자본시장 발전이나 경제 성장이라는 목표와 상충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나왔다.
이 연기금 관계자는 "수익률 외에 다른 고려 사항들은 그동안 의사결정 과정에 성공적으로 반영되지 못했다"라면서도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면 자본배분 측면에서 자본시장이 훨씬 더 원활하게 기능하고 (경제적인) 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가지 목표는 서로 상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사이에는 사회적, 정치적 압력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노요빈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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