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과의 전쟁으로 원유 수출길이 막힌 이란이 내년 국가 예산 기준 유가를 배럴당 130달러로 설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비현실적인 세수 추계에 대규모 재정 적자와 초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지에서 고조됐다.
28일 이란 전문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란 기획예산기구(PBO)는 2027년도(이란력 1406년) 국가 예산안 작성 지침을 확정하며 기준 유가를 배럴당 130달러로 대폭 올려 잡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직전 예산 기준인 배럴당 55달러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이란은 미국과의 합의로 제재가 완화되면 국제유가가 하락해 세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충돌이 지속되면 유가는 오르지만 봉쇄로 원유를 팔지 못하는 구조적 진퇴양난에 빠졌다. 예산 장부상 유가 기준을 아무리 높여도 실제 국고 세수 확충으로는 연결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세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낙관적인 유가만을 전제로 한 예산 편성이 경제적 파국을 부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쟁 여파로 석유 인프라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이란은 내부적으로 에너지 배급제와 긴축 조치까지 도입한 상황이다.
호세인 셀라바르지 전 이란 상공회의소 회장은 "가장 큰 위험은 이란이 평범한 해를 맞이하고 있는 것처럼 1406년 예산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실제 수입이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대규모 적자가 발생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민간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국부펀드(NDF) 자금 차입이나 국채 발행, 중앙은행을 통한 간접 조달에 의존할 경우 리알화 가치 폭락과 초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의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최근 40%대 후반~50% 수준까지 다시 치솟은 상태다. 이미 극심한 물가 상승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이번 예산 도박이 초인플레이션의 불씨를 더 키울 수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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