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리스크와 환율: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 논문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 직후 나타난 원화 약세의 70% 이상이 한국 고유의 정치적 위험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학계에 따르면 김지현·김민 한국은행 국제국 과장은 최근 학술지 '파이낸스 리서치 레터'에 게재한 '정치적 리스크와 환율: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Political risk and exchange rates: Korea's martial law declaration)'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연구진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부터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까지를 '정치적 위험 에피소드'로 정의했다. 이 기간 원화 약세 가운데 한국 고유의 정치적 위험으로 설명되는 부분을 추정하기 위해 37개국 환율에서 글로벌 달러 요인을 걸러낸 뒤 한국과 나머지 36개국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2024년 12월 원화의 달러화 대비 절하율 3.20%포인트(p) 가운데 한국 고유의 초과 절하분은 2.35%p로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 요인은 0.89%p에 그쳤다.
충격은 계엄 선포 당일에 집중됐다. 2024년 12월 3일 하루 원화의 초과 절하폭은 1.67%p로 37개 통화 가운데 가장 컸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이미 12월 일평균 초과 절하폭의 75%가 반영됐다.
실제로 이날 오후 10시 23분 비상계엄 선포 직전 1,402원 안팎이던 달러-원 환율은 순식간에 1,442원까지 치솟았다. 이튿날 새벽 1시 국회가 계엄 해제를 결의하자 오름폭을 일부 줄여 새벽 2시 야간거래를 1,425원에 마쳤다.
계엄이 해제된 4일에는 초과 절하폭이 1.06%p 축소됐지만, 선포 당일 확대분을 모두 되돌리지는 못했다.
이후 탄핵 정국에서 초과 절하폭은 다시 커졌다. 헌법재판관 임명 논란이 불거진 12월 26일 하루에만 0.69%p 확대되는 등 12월 말 누적 초과 절하폭은 3.93%p에 달했다.
2025년 들어서도 초과 절하 추정치는 1월 2.61%p, 2월 3.59%p, 3월 6.23%p로 확대됐다. 다만 연구진은 이 기간 추정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계엄에 따른 효과가 이어졌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계엄 선포 이후 국내 주식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며칠 만에 해소됐다는 선행연구와 달리, 원화의 초과 절하는 2024년 12월 안에 완전히 되돌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실증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저자들은 이번 논문이 한은 국제국 내부의 관련 프로젝트에 기반했지만, 한은의 공식 견해는 아니라고 밝혔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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